환율 1540원, 한국 경제 비상등
원달러 환율이 1540원을 넘어섰다.환율이 1540원을 넘긴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외환위기 발생 당시인 1998년 1월 평균 환율이 14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들어왔다고 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환율급등은 원자재 등 수입물가 상승→국내 소비자 제품 가격 인상→소비자물가 상승→금리인상 경로를 통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통화정책을 교란한다. 이미 유통업계는 환율상승을 견디다 못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41.8원으로 주간장을 마쳤다. 이는 전날 주간장 종가보다 2.7원 오른값이다.종가와 장중 기록을 통틀어 환율이 1540원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0일(장중 1651원)과 19일(종가 1540원) 이후 약 17년 만이다.
최근 환율은 지난달 15일부터 27거래일 연속 1500원 대에서 주간장을 마감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6월 한 달 평균 원달러 환율은 1523.7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1706.80원)과 2월(1623.06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4.2원 내린 1534.9원으로 주간장을 출발했지만 장 중 오름세로 전환되면서 상승마감 했다.
이날 환율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국내 주식 순매도세가 원화 약세 압력을 가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4조 6332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이번 주 누적 순매도 규모는 약 11조 3166억 원에 이른다.
이에 더해 미국 금리 인상 기대에 따른 달러강세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유로와 엔 등 주요 통화와 견준 미국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1.50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시장 내 과도한 쏠림과 변동성을 용인하지 않겠다"며 여러 차례 강력한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우려에 따른 달러 강세가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미국의 물가 안정 신호가 확인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의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달러인덱스가 101을 웃도는 등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면서 "Fed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높인 만큼 관련 우려가 완화되기 전까지는 달러의 상승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에다 환율급등으로 원부자재 조달 비용이 급증하자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음료업체 롯데칠성은 알루미늄 가격 등의 상승을 이유로 26일부터 칠성사이돠 펩시콜라 등 12개 브랜드 44개 품목으디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한다. 최근 1년간 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약 50%, 플라스틱 주원료인 납사 가격이 약 68% 폭등한 데다 환율 상승으로 미국 펩시 본사로부터 수입하는 음료 원액 비용이 크게 늘었고, 유가 상승으로 국내 물류비 부담까지 가중된 데 따른 대응조치다.
업계는 롯데칠성이 가격 인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