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리가켐바이오에 1250억 추가투자...바이오사업 강화 포석

2026-06-27     박준환 기자

제과·식품 중심의 오리온그룹이 바이오 기업 리가켐바이오에 1250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바이오 산업을 차세대 먹을거리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투자로 풀이된다. 오리온은 그룹 오너 3세인 담서원 상무를 리가켐바이오 사내이사로 참여시켜 그룹 차원의 밀착관리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가는 환영하고 있다. 

오리온 로고. 사진=오리온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콩에 있는 오리온의 종속회사 팬오리온은 26일 리가켐바이오에 1250억 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리가켐바이오가 국민성장펀드(산업은행 첨단전략산업기금 등)를 통해 총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오리온 그룹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전환우선주(CPS) 3300억 원과 전환사채(CB) 1700억 원을 발행하는데, 오리온은 팬오리온을 통해 전환우선주 825억 원, 전환사채 425억 원을 투자한다. 합산 투자 금액은 지분율 희석을 막고 대주주 지위를 견고하기 위하 기존 지분율인 25.5% 선에서 최종 투자 규모가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 측은 투자 목적에 대해 "첨단전략산업기금 지원대상회사 선정에 따른 투자 참여"라고 설명했다.

리가켐바이오 사옥 전경. 사진=오리온그룹

오리온이 최대주주이지만 바이오 산업의 전문성을 고려해 신약 개발 등 기존의 핵심 연구 분야는기존 경영진과 연구인력이 주도하도록 하고 있는 데 이번 추가 투자에도 이 기조를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설립된 리가켐바이오는 차세대 항암제 ADC(항체-약물 접합체)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바이오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항체에 약물을 결합한 ADC는 정상세포가 아닌 암세포에서만 선택적으로 약효를 보여 전통적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평가받는다. 오리온은 지난 2024년 3월 총 5485억 원을 투자해 리가켐바이오의 지분 25.7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2023년 12월, 얀센 바이오텍 (Janssen Biotech, Inc.,)에게 LCB84 (TROP2-ADC)를 국내 역대 최고 규모인 2조 2000억 원에 기술이전했고 2024년에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1조 원 가량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 성공했다. 누적 기술이전 13건, 총 10조 원에 이르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에 대한 평가는 좋다. 바이오 사업 확장에 대한 강력한 책임 경영 의지를 입증하고 오리온의 대주주 지위를 강화하고 자금은 전환사채에 투자돼 당장 주식 가치 희석도 없다.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리가켐도 기존 기술 조기 이전 전략에 가치가 큰 핵심 파이프 라인의 후기 임상(2상과 3상)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오리온의 추가 투자는 지분 방어와 방이오 성장 동력 확보 측면에서 타당하며 대규모 연구개발(R&D) 재원 확보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보증권은 앞서 지난 4월 글로벌 항체-약물 접합체(ADC) 시장은 여전히 뜨거우며, 연내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전과 신규 IND 제출 모멘텀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 심은주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투자에 대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인수한이 추가 투자를 헸다"면서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22만 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화증권은 이날 목표주가 18만 원을 내놓았다. 교보증권은 23만 원을 제시했다. 26일종가는 12만 6400원이다.

심은주 수석연구위원은 "약 2년 만에 추가 투자가 결정된 셈인 만큼, 주주들의 배당 확대 명분 또한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음식료/담배 섹터 내에서 배당 여력이 가장 높은 업체임에도 지난 3년 간 오리온의 평균 배당 성향은 2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근 실체스터 인터내셔널(Silchester International)이 5% 이상 지분 공시를 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유정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시는 단기로는 현금 유출, 중장기로는 지분 방어와 바이오 가치 유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 "특히 희석을 최소화하면서 외부 자금과 함께 리가켐바이오의 연구개발 재원을 확충했다는 점에서 오리온의 자본 배분은 합리적"이라고 호평했다. 그는 보유현금 규모를 감안할 때 이번 투자의 재무 부담은 제한되며 바이오 사업을 유의미한 기업가치 상승 구간까지 보유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공시로 판단했다.

기존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비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나증권은 평가했다. 4~5월 누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037억 원, 936억 원을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2.9%, 6.1% 증가한 것이다.  4~5월 누계 국가별 매출 성장률은 한국은 1년 전에 비해 0.1%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21.9%, 베트남 13.9%, 러시아 24.5%를 기록했다.

 4~5월 비수기임에도 중국은 간식 채널을 중심으로 고성장이 이어지고 있으며 위안화 강세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전쟁에 따른 부정적 영향(유틸리티, 부자재 등 비용 상승)도 제한된 것으로 파악됐다.

2분기 전체로도 실적은 좋을 것으로 하나증권은 예상했다. 심은주 수석연구위원은 오리온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8643억 원, 1390억 원으로 예상한다. 전년 동기 대비 11.2%, 14.4%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오리온은 1분기에 매출 9304억 원, 영업이익 1655억 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대비 16%, 26% 증가했다.지난해 연간으로는 매출 3조 3324억 원, 영업이익 5582억 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대비 7.3%, 2.7% 증가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