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케트 배터리 '세방전지', 북미 ESS 시장 본격 진출
하나증권 '단기 유망 투자 종목' 선정
납을 원재료로 차량용 납축전지 '로케트 배터리'를 생산하는 세방전지가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이에 증권사는 세방전지를 단기 유망 투자종목으로 선정했다.
세방전지는 납축전지와 AGM((Absorbent Glass Mat)을, 자회사인 세방리튬배터리는 배터리셀 업체(삼성SDI)에서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관리장치(BMS), 냉각장치 등을 추가한 후 배터리모듈(BMA)로 조립, 배터리팩 업체로 납품한다. 국내에서 납을 사용해 축전지를 생산하는 업체는 세방전지, 한국타이어 계열의 아트라스, 델코, 성우오토, 동아전지 등이 있다. 세방전지가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증권은 26일 단기 투자유망종목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KB금융과 함께 세방전지를 선정했다. 단기 투자유망 종목에는 또 한화오션, 삼양식품, 대덕전자,리가켐바이오, 파마리서치, 코스메카코리아가 포함됐다.
하나증권 임성미 연구위원은 세방전지에 대해 "자회사 세방리튬배터리를 통한 북미 전력망용 ESS 모듈·팩 사업에 진출한다"면서 "6배 수준의 주가수익비율(PER) 저평가와 현재 주가 기준 4% 후반의 배당수익률 매력이 부각됐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세방전지는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만9250원으로 3.24%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6826억 원으로 집계됐다. PER은 5.2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0배로 추정됐다.
세방전지 주가는 올들어 21%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6만 원대로 마치고 1월2일 종가 6만 2400원으로 출발해 2월 23일부터 26일까지는 7만 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5만~6만 원대를 유지하다 8일(4만 9850원)과 26일 4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하나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명시하지 않는 대신 '하반기 모멘텀'에 주목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단기 투자종목으로 선정했을 뿐이다.
업계에 따르면, 세방전지는 이달 중순께 자회사 세방리튬배터리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과 약 1조 8000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고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세방리튬배터리는 기존 자동차용 하이브리드 배터리 팩 공급을 넘어 대규모 대외 전력망용 ESS 핵심 공급망으로 자리 잡으며 중기 매출 목표를 8000억 원으로 제시했다.
세방전지와 세방리튬배터리의 미국 진출은 기존 납축전지 중심에서 벗어나 리튬배터리 모듈과 팩 제조라는 고부가가치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중장기 핵심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방리튬배터리는 그동안 배터리셀 업체(주로 삼성SDI)로부터 셀을 공급받아 BMS, 냉각장치 등을 추가한 후 배터리모듈(BMA)로 조립해 배터리팩 업체로 납품해왔다. 이 회사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모듈 생산을 위한 현지 법인(SEBANG LITHIUM BATTERY OHIO LLC)을 설립했다. 총 투자 규모는 1500억 원에 이른다.
이를 위해 세방전지는 보유 현금을 활용해 세방리튬배터리의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세방그룹의 이상웅 회장과 장남 이원섭 전무도 이번 증자에 제3자배정 방식으로 직접 참여하며 북미 ESS 신사업에 대한 강한 육성 의지를 보였다. 신주 총 1억3679만주 가운데 세방전지가 92.1%를 인수하고 이 회장고 이 전무도 각각 4.9%와 1.4%를 배정받았다. 주당 발행가는 731원이며, 납입일은 7월 1일이다.
세방전지가 미국 시장을 선택한 것은 중국산 배터리 배제 정책으로 국내 기업에 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3사가 재생에너지 전력망과 데이터센터를 겨냥해 미국 공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한중엔시에스, 서진시스템, 델타엑스, 피플웍스 등 배터리 모듈·팩 기업들도 현지에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는 미국 ESS 시장 규모가 2023년 51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485GWh, 2035년 976GWh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방전지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5254억 원, 영업이익이 3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 34.4% 줄었다. 납축배터리 부문이 매출의 86%를 차지했고 나머지를 전기차와 리튬배터리 부문이 담당했다. 그 14%를 책임진 세방리튬배터리는 매출 750억 원에 89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맺은 공급 계약은 올해 4분기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되는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외형 성장과 함께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952년 설립된 세방전지는 세방그룹의 26개 계열사중 하나다. 세방그룹은 지주회사인 세방(주) 아래에 편입돼 있다. 지배구조는 이상웅 회장→ 이앤에스글로벌(옛 세방하이테크)→ 세방(주)→ 세방전지→ 세방리튬배터리 등 자회사로 이어진다.
이앤에스글로벌은 세방그룹 IT 전문 기업으로 이상웅 회장이 80%를 보유하는 기업이다. 이어 여동생인 이상희씨가 10%, 지주회사 세방(주)가 10%를 보유하고 있다.
세방전지의 주주는 지주회사인 세방 외 5인이 40.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물류업체인 세방이 38.33%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고 이상웅 그룹 회장이 0.98%, 이앤에스글로벌이 0.8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세방의 주요주주는 이앤에스글로벌(18.72%), 이상웅 회장(18.17%)과 이상희씨(0.48%), 세방전지(2.09%) 등이다.
이상웅 회장(66)은 1981년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1990년 세방전지(주) 부사장으로 입사해 1999년 대표이사에 올랐고 2000년에는 세방의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으며 현재는 세방그룹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