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글로벌 대형기업에서 MLCC 4540억 수주...주가 5%대 강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카메라모듈 등을 만드는 삼성그룹 전자 부품 제조 기업 삼성전기 주가가 30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대형기업과 4540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발표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50분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기는 전날에 비해 5.30%(10만 8000원) 오른 214만 6000원에 거래됐다. 29일(2.26% 상승)에 이어 이틀 연속 오름세다.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이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26일과 29일 이틀 연속으로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6월 들어 11 거래일 순매수하며 주가를 지지했다. 이날도 외국인은 9만2000주, 기관은 2만 7000주를 순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기는 이날 글로벌 대기업과 4539억 9480만 원 규모의 MLCC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4%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기간은 내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다.
삼성전기는 경영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계약 상대와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미 지역 클라우드 서비스(CSP) 빅테크 기업으로 추정된다.
삼성전기는 앞서 지난달 20일 1조 5570억 원 규모의 실리콘 커패시터 최초 대규모 수주 사실을 알렸다. 달러 기준으로 10억 3450만 달러 규모다. 두 계약의 단순 합산 총액만 2조 11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기 연간 매출액의 17.8%에 육박한다.
이번 수주로써 삼성전기는 기술 난이도가 높은 AI 서버용 MLCC 시장 점유율을 40% 이상으로 가져가며 독점 지위를 굳혔다. 또 이번 수주 물량은 내년부터 공급이 이뤄지는 만큼 앞으로 수년간 실적이 계속 상승할 수 있는 먹을거리를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기는 컴포넌트 부문에서 MLCC 등 수동소자를 생산하고 패키지솔루션 부문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필수인 FC-BGA(플립치 볼그리드 어레이) 등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만든다. 광학솔루션 부문에서는 스마트폰과 자동차용 고성능 카메라 모듈을 생산한다.
MLCC는 전류를 저장했다가 반도체가 필요로 하는 만큼 안정되게 공급하는 축전지다. 삼성전기는 세계에서 초소형, 고용량 MLCC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기는 최근 AI서버, 전기차와 자율주행용 전장 MLCC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칩(H200, 블랙웰 등)과 서버 시장이 폭발하면서 고용량 MLCC와 대면적 패키징 기판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기는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일반 서버보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MLCC 탑재량이 몇 배나 많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AI 서버와 전장 부품의 공급 부족, 고부가 제품 믹스 개선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례로 KB증권은 지난달 27일 삼성전기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3조 3000억 원, 91% 급증한 4073억 원, 영업이익률 12.2%으로 예상한다. KB증권은 AI 서버용 MLCC의 가격 인상 효과와 북미 초대형 GPU 제조사에 대한 FC-BGA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된 점을 근거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측했다. KB증권은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19일 300만 원으로 올렸다.
삼성전기는 1분기에는 매출 3조 2091억 원, 영업이익 2806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 40% 증가한 실적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