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 美 유타 배전반 공장 '6배 증설'...AI데이터센터용
LS ELECTRIC(일렉트릭)이 미국 배전반 생산 공장을 6배로 증설한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산과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가 맞물려 배전반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 대한 대응책이다. LS일렉트릭은 지난 2022년 유타주 시더시티의 배전반 제조업체인 MCM엔지니어어링II를 630만 달러(77억 원)인수하며 미국 현지 교두보를 마련했다. 지난해 1차 증설을 통해 생산 능력을 3배 늘리고 사명도 LS일렉트릭 유타로 변경했다.
LS일렉트릭은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유타주 시더시티에 있는 'LS일렉트릭 유타'에 총 2500억 원(1억 6800만 달러)을 투자해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증설 기공식을 열었다고 29일 밝혔다.
배전반(Switchgear)은 발전소나 변전소에서 보내온 높은 전압의 전기를 건물이나 공장, 데이터 센터 내부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낮은 전압으로 바꾸고 여러 곳으로 나누어 주는 종합 전기 제어 상자다. 전력의 분배, 전압 변환, 화재나 장비고장을 막는 안전과 회로 보호 등 3대 역할을 한다.
LS일렉트릭은 600볼트 이하의 저압부터 최대 3만 8000볼트에 이르는 중고압 계통 전체를 아우르는 고차단·고신뢰성 사양을 갖추고 있다. 저압 배전반은 AI 데이터 센터 전산 서버, 대형 빌디으, 일반 공장의 분배 최종 단계에 적용되고 고압·특고압 배전반은 발전소, 대규모 변전소,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 센터의 전면 인입부에 설치된다.
LS일렉트릭은 AI데이터 센터용 북미 수출을 위해 테스트 위치와 운전 위치 간 이동을 멀리서 제어할 수 있는 모터 구동 방식을 전면 도입하고 북미 안전 표준인 UL 891 인증규격과 ANSI 기준에 맞춘 스펙으로 제작한다.
특히 인공지능(AI)을 구동하는 엔비디아 H200, 블랙웰 같은 칩들은 엄청난 양의 전기를 엄청난 속도로 소비하는데 이 칩들이 24시간 안정되게 돌 수 있도록 전기를 중간에서 제어해 주는 초고성능 배전반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전역에 설치된 배전반과 변압기의 70% 이상이 설치된 지 25년이 넘은 노후 장비여서 이를 새것으로 바꾸는 교체 주기와 AI 붐이 겹치면서 글로벌 주문이 폭발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상반기에만 북미 빅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1조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연간 총매출액(8000억 원)을 반년 만에 훌쩍 뛰어넘었다. 늘어나는 주문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증설이 불가피했다.
이번 증설은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기존 1만 3223㎡(약 4000평)의 생산 시설에 6만 6115㎡(약 2만 평)를 추가해 총 7만 9338㎡ 규모로 생산 시설을 약 6배로 확장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완공 시 배전반 연간 생산 능력이 현재보다 약 10배 확대돼 연간 5000억 원 규모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로써 LS일렉트릭의 미국 내 영업전략은 완전히 바뀔 전망이다. 과거에는 한국에서 만든 핵심 부품을 가져와 현지에서 단순 조립·납품하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제품의 기획과 연구개발(R&D), 맞춤형 설계, 제조를 '올이원 복합 단지'에서 한 번에 하게 된다. 이는 북미 빅테크 고객사들의 까다로운 요구에 실시간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노후 전력망 교체 사업과 빅테크 주도의 데이터센터 팽창이 맞물려 전력기기 수요가 사상 최대치에 달한 만큼, LS일렉트릭은 유타의 올인원 복합 거점 역량을 결합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지속 확대할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간 배전반 생산 능력을 5000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려 추가 매출을 확보하고, 빅테크가 이끄는 전력 인프라 슈퍼사이클 시장에서 확고한 주도권을 쥐겠다"고 강조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