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0.25%P 올릴 듯
두 번 연속해 총 0.50%포인트 '백투백'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한국은행이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2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물가 안정을 위한 직접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도체 사이클에 따른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높은 물가상승률과 1500원을 넘는 고환율 등으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와 금통위 관련 기자간담회 등에서 물가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한은이 다른 중앙은행들처럼 '매파성향'을 보일지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16일 금통위 회의부터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이는 마지막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2023년 1월 13일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 된다. 당시 한은은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인상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로 보나 성장으로 보나 환율·부동산으로 보나 갈 길이 명확하다"면서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이러한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9일 국회에 출석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금리 인상의 명분은 성장과 물가, 환율 등 주요 경제지표 전반에서 강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0.6%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해지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부담이 이전보다 줄었다는 평가다.
물가도 금리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5월 금통위 이후 발표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과 6월에 각각 3.1%, 3.2%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인 2.0%를 1%P 이상 웃돌면서 강한 물가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1500원대의 고환율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는 요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1527.3원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1월과 2월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환율이 1500원대에서 고공 행진하면서 금융시장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매파 성향을 보이는 것도 한은 금리 인상 카드에 무게를 더한다. ECB와 BOJ는 이미 6월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시장은 추가로 1회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KB금융,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금통위서 성장, 물가 그리고 금융 안정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한은 총재는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임을 시사했다"면서 "7월 금통위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투증권도 금통위안 만장일치 0.25% 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이 증권사 최지욱 연구원과 문다운 연구원은 "종합할 때 견실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물가는 점차 내려오겠으나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평가할 만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금융투자업계는 또 금리 인상 속도에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달과 10월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연말 3% 기준금리 도달을 전망하고 있지만, 근원물가 상승 압력 평가에 따라 8월에도 연속으로 금리를 올리는 '백투백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재균 한투증권 연구원은 "우리는 한은도 다른 중앙은행처럼 연속적 인상 가능성을 열고 물가 안정에 강한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인상한 사례는 2022년 4월~ 2023년 1월을 제외하면 2007년 7~8월 사례가 있다. 당시 기준금리를 4.50%에서 5%로 인상했다. 당시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한은 목표치 3%를 밑돌았으나 경기회복에 따라 GDP갭이 2007년 1분기부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하고 풍부한 유동성이 시차를 두고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해 기준금리를 백투백으로 50bp 인상했다.
최지욱 연구원은 "기본 시나리오로 7월과 10월 25bp 인상 후 연말 기준금리 3.00%를 예상하고 있으나, 근원물가 상승 압력에 대한 한국은행의 평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경우 10월 인상이 8월로 당겨지는 백투백 인상을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물가에 대한 공급 측 압력 축소 대비 수요 측 압력 확대가 더 크다고 분석할 경우 빠른 2회 인상 후 50bp 기준금리 인상이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장 3개월간 지켜보는 방향을 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