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 주가 한 달 만에 반토막...하하가 5만2110엔
일본의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 주가가 한 달 만에 반토막이 나는 등 급락하고 있다. 키옥시아는 스마트폰과 PC, 데이터 센터 등에 필수인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일본 기업으로 세계 최초로 낸드 플래시를 발명한 '도시바(Toshiba) 메모리 사업부'가 모태이며 2018년 분사했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함께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최상위권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기억을 뜻하는 일본어(키오쿠)와 그리어스어로 가치를 뜻하는 '아시아(Axia)'를 합쳐 2019년 키옥시아로 이름을 바꿨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에서 키옥시아홀딩스는 이날 오전 9시 18분에 10% 가까운 폭락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곧이어 하루 가격제한폭의 하한선인 전날 대비 16.1%(1만엔) 떨어진 5만 2110엔까지 주저앉았다.
키옥시아 주가는 16일에도 15.03% 폭락한 6만 2110엔으로 기록했다.
지난 6월 22일 상장 이후 최고가인 11만 2700엔을 기록한 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주가가 반토막 이하로 추락한 것이다. 정확히 53% 폭락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시장에서거대한 자금을 흡수한 일본 반도체의 거두 키옥시아였지만, 그 자금의 급격한 역회전이 시장 전체를 크게 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키옥시아의 단기 바닥 지지선 5만 엔선에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키옥시아 주가 폭락의 도화선은 낸드 플래시 업황에 대한 시장의 우려다. 즉 정점통과(피크 아웃)론과 공급 과잉 트라우마에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 주주였던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업황과 기술주 랠리가 마침내 정점(피크아웃)을 찍었다는 강력한 매도 신호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은 지난 9일 키옥시에 대한 매도 의견을 유지하고 강한 경고등을 켰다. AI 데이터 센터 수요 덕분에 단기 실적 모멘텀은 좋으나, 투자자들이 사이크의 최정점 실적(Peak-cycle earnings)이 앞으로도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과도하게 높은 가치(오버밸류에이션)를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15일 연간 설비투자(CAPEX) 가이드런스를 최대 640억 달러로 대폭 증액하면서 업계 전반의 증설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과거 메모리 업계를 침체로 몰고 간 고질적인 공급 과잉 트라우마가 자극되면서, 낸드 전문 기업인 키옥시아의 장기 마진이 급격히 둔화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국 메모리 업체 CXMT 등이 고적층 기술을 앞세워 키옥시아의 기술적 입지를 좁혀오고 빅테크의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기술주 전반의 매도세가 겹쳐 낸드 수요 둔화 우려가 증폭됐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