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확전 우려에 국제유가 4%대 올라...브렌트유 88달러대
BofA 분쟁장기화시 유가 다시 100달러 이상 전망
미국과 이란간 확전 우려 등으로 국제유가가 4% 이상 상승했다. 글로벌 벤치마크 원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88달러를 넘어 90달러를 가시권에 넣는 수준까지 올랐다.
이란은 미국의 자국 전력 인프라 공격시 홍해 원유 수송로를 봉쇄할 태세여서 확전 시 유가는 더 급등할 가능성을 베제할 수 없다. 미국 BofA 원자재 전문가들은 무력 충돌이 곧 가라앉지 않는다면 기존 재고와 상관없이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오일프라이스닷컴과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 선물은 전날보다 4.5%(3.54달러) 상승한 배럴당 82.49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시각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 선물은 4.6%(3.87달러) 오른 배럴당 88.1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이로써 두 유종 가격은 한 주일 동안 무려 13% 급등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은 미국과 이란이 다시 무력 충돌하는 국면이 일주일째 이어진 가운데 걸프 국가의 민간 인프라까지 타격을 입는 등 확전 양상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원유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번 주 공격이 재개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이 사실상 완전히 중단됐으며 이미 타이트해진 석유 공급은 이제 추가 제약에 직면해 있다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번 일련의 공습이 '이란의 군사 역량을 더욱 저하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오만, 쿠웨이트, 바레인에 위치한 미군 기지들을 겨냥해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는 오만 해안 인근에서 한 유조선이 신원 미상의 발사체에 피격됐다고 보고했다.
쿠웨이트 전력수자원재생에너지부는 이란이 쿠웨이트 내 발전소와 해수담수화 시설을 때려 설비 파손과 화재 발생, 발전장비 손상 등 피해를 봤다고 이날 밝혔다.
이란의 공격은 전날 미군이 이란에 대한 공습 표적을 철도 교차로, 교량 등 민간시설로 확대한 데 대한 보복으로 풀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일내로 전선의 확대를 명령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이란이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다음 주 이란의 교량·발전소 등 민간 인프라를 때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란의 원유 수출시설인 하르그섬 등에 대한 지상군 투입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미국이 자국 전력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홍해 원유 수송로를 봉쇄할 준비를 갖추라고 예멘 후티 반군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위협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나타샤 카네바가 이끄는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문제는 이 핵심 수로(호르무즈 해협)가 계속 열려 있을지 여부가 아니라, 누가 이 수로의 운영 조건을 좌우하게 될 것"라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원자재 전략가들은 "현재의 원유 재고가 해협의 몇 주 또는 몇 달간의 운송 지연은 버텨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만 무력 충돌이 곧 가라앉지 않는다면 기존 재고와 상관없이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