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중국 희토류 규제시 6.5조 달러 시장 위험 직면"경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가 전면 시행될 경우 중국 외 지역에서 해마다 6조 5000억 달러(약 9621조 원) 규모의 하류(다운스트림, 원자재를 가공해 최종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유통하는 후반부 단계) 부문 생산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경고했다. IEA는 이러한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보고서는 각국이 다자간 협력을 통해 11가지 '고위험' 물질을 비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전기차, 스텔스 전투기 등에 들어가는 전기모터용 영구자석 제조에 필요한 네오디뮴과 디스포로슘 등 17개 원소를 말하는데 채굴에서부터 가공, 유통에 이르는 전 공급망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자국 기업에 자금지원을 하는 등 자체 공급망 구축에 나섰으며 동맹국들과도 연대해 희토류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EA는 지난 16일 펴낸 '세계 핵심 광물 전망'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초기 구매 비용 92억 달러와 연간 9억 달러의 순비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수치들이 "상당한 규모"이기는 하지만, 공급 중단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충격에 비하면 "조족지혈(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IEA는 중국과 콩고민주공화국(DRC), 짐바브웨 등의 수출 규제로 공급망 집중 위험이 현실화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전기차용 이차전지용 리튬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DRC는 이차전지 양극재 소재인 코발트와 구리를 주로 생산하며 짐바브웨는 아프리카 최대 리튬 매장국이다.
희토류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격전지로 부상했다.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는 위성부터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희토류를 사용하는 제조업체들을 뒤흔들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생사비용에서 희토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지만 갑작스런 가격 급등은 제조업과 무역을 교란할 수 있는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보고서는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일부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각국 정부들이 핵심 광물 공급의 확대와 다변화에 역할을 적극 맡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말레이시아의 희토류 제련 부문 투자가 중국의 공급 점유율을 90%에서 85%로 낮추는 데 기여했으며 계획된 프로젝트들이 예정대로 가동될 경우 이 점유율은 2035년까지 70%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니켈(인도네시아)과 기타 주요 에너지 광물(중국)의 제련 부문 지리상의 집중도가 심화돼 두 국가가 정제 공급 증가분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방대한 규모의 경제가치가 상대적으로 소량의 핵심 광물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 광물들의 공급망은 여전히 매우 집중돼 있어 취약하다"고 꼬집었다. 비롤 사무총장은 "공급망 다변화에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지만 이는 지정학 불확실성의 시대에 '광물 안보 프리미엄', 즉 중대한 공급 위험에 대응하는 일종의 경제 보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