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신사업 보폭 넓히는 한화… 주목받는 오너家 지배구조
한화그룹이 미국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에 1억 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해 대박을 터뜨렸다. 니콜라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 지분 가치가 올랐다. 이를 계기로 한화그룹의 지배구조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그 핵심에 에이치솔루션이 있다.
지난 4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니콜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 니콜라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도 기업가치 상승효과를 누리면서 이들을 지배하고 있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 에이치솔루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에이치솔루션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을 거느리고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종합화학 주식 39.16%, 한화시스템 주식 14.48%. 한화그룹 지주회사인 (주)한화 주식 4.34%를 보유하고 있다. 또 한화홀딩스USA 지분 100%,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업체 원오원글로벌 94.76%, 컴퓨터시스템 통합자문 업체 지텐션 81.80%, 지텐션베트남 100%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이지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한화그룹 부사장(50%),김동원 한화생명 총괄상무(25%),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25%)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2018년 11월, 각각 5000만달러씩 총 1억달러를 투자해 니콜라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 4일 니콜라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직후 주가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면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가치도 껑충 뛰었다.이 덕분에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도 급등했다.
재계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니콜라에 투자해 미국 수소 시장 진출에 나선 것은 지배구조 개편의 첫 단계로 해석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의 자회사 상장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한화시스템을 상장한 데 이어 올해는 한화종합화학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폴리에스테르 섬유와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국내 1위 생산 화학사다. 현재 기업 가치는 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종합화학 지분 39.16%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가치는 2조 원으로 추정된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에는 한화시스템 상장으로 기업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자회사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추후 ㈜한화 주식 매입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 ㈜한화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현재 4.34%까지 끌어올렸는데, 앞으로 이를 지분을 더 늘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를 합병할 가능성도 있다. 에이치솔루션이 특수관계인 주주 3인이 100% 소유한 회사이기 때문에 지분율이 적은 경우보다 합병 후 희석이 적고, 한화에너지, 한화종합화학, 한화시스템 등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재원이 많아 이런 관측이 나온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