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2분기 영업익 87.5%↑...아픈손 음료부문 15%↓
북미 매출 첫 중국 추월 등 해외사업이 실적 견인...음료부문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타격받아
한국 대표 소비재 기업인 LG생활건강이 북미 시장 성장과 뷰티 사업 회복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거뒀다. 북미 매출이 처음으로 중국을 넘어서는 등 글로벌 사업 구조 변화도 뚜렷해졌다. 주력인 음료 부문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화학 포장재 원료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15% 이상 줄었다. LG생건은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미닛메이드 등을 판매한다.
29일 LG생활건강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탄산과 비탄산 음료 제품은 음료 본연의 맛과 향, 베이스를 구성하는 핵심 원료인 원재료가 음료 부문 전체 매입액의 약 41% 이상을 차지하고 음료 액체를 담아 유통하기 위한 포장 자재들이 전체 매입액의 약 22~24를 차지한다.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등 핵심 탄산 음료의 맛을 결정하는 농축 원액은 한국코카콜라로부터 전량 독점 공급받고 있다. 또 음료의 단맛을 내는 필수 재료인 설탕과 액상과당, 이모살토올리고당 등 당류(감미료)는 사조씨피케이 등 국내 대형 전분당 제조사에서 공급받고 있다.
이밖에 미닛메이드, 썬키스트 등의 주수 등에 들어가는 과일 농축액과 천연 과즙 원료도 있다.
알루미늄 캔, PET 용기, 유리병 등 음료의 외형을 구성하는 자재인 용기는 동원시스템, 한일제관 등 국내 대형 제관·제병 업체에서 조달한다. 음료 병뚜껑(플라스틱 캡과 알루미늄 캡과 유통·물류 과정에 필요한 골판지 상자, 플라스틱 포장 트레이 등이 있다. 병뚜껑은 동원시스템즈에서,포장자재와 상자류는 한일제관에서 조달한다.
화장품 부문의 용기와 고급 캡, 종이 단상자는 (주)연우, 진한, 신우등 국내 대표 화장품 부자재 전문 기업에서 삼푸 펌프 캡, 세제 용기와 유통박스 등은 생활용품 전문 기업인 일양화학, 한일프라콘 등에서 공급받는다.
그런데 중동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공급망 마비로 석유류를 비롯한 에너지, 화학 포장재 원료, 비철금속, 농업 자재 등 산업 전반의 원부자재 가격이 일제히 폭등했다.
업계에 따르면,플라스틱의 기초원료 납사는 중동 전쟁이후 26% 이상 급등했고,음료 캔을 만드는 알루미늄은 이란이 주요 생산국인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연합을 공격하면서 4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으며 페트병의 직접 원료인 PET레진도 유가 급등과 물류 마비가 겹쳐 제조사들이 전쟁할증료를 부과해 비용압박이 커졌다. 브라질산 설탕을 포함한 설탕과 에탄올은 글로벌 공급망 물류 정체로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은 음료 부문 사업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음료를 담당하는 리프레시먼트 사업의 2분기 매출은 4614억 원으로 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61억 원으로 15.1% 감소했다. 월드컵 프로모션 등에 힘입어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다른 부문은 좋았다. 뷰티 사업도 회복세를 보였다. 뷰티 부문 매출은 8184억 원으로 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4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닥터그루트와 유시몰, 도미나스, VDL, 힌스 등이 국내외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성장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홈케어앤데일리뷰티(HDB) 사업도 온라인과 코스트코 등 성장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매출은 3776억 원으로 5.5%, 영업이익은 223억원으로 23.1% 증가했다.
종합하면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 6574억 원, 1028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와 견줘 매출액은 3.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87.5% 폭증했다. 당기순이익은 776억 원으로 101.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752억 원)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해외 사업이다. 2분기 해외 매출은 58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북미 매출은 2058억 원으로 47.3% 늘어난 반면 중국 매출은 1760억 원으로 5.0% 감소했다. 북미 매출이 중국을 넘어선 것은 LG생활건강이 독립 법인으로 분할한 이후 처음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차별화된 R&D 역량으로 출시한 트렌드 선도 제품들이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과 핵심 채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과학적 연구에 기반한 '인텔리전트 K-뷰티'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이날 이사회에서 2026년 중간배당으로 주당 1500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배당 기준일은 다음 달 14일이며 배당금은 같은 달 28일까지 지급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과 함께 자사주 31만5738주를 소각한 바 있다.
이 소식에 LG생활건강은 이날 코스피 폭락 속에서도 2.94%(7500원) 오른 26만 3000원에 장을 마쳤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