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코퍼' 구리 몸값 고공행진...AI 수요증가 속 칠레 공급 차질
'닥터 코퍼' 구리의 몸값이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건립 붐과 전력망 확장, 전기화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최대 생산국인 칠레의 기후 재해와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와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 거래 현금결제 즉시인도 구리현물은 지난달 30일 1t애ㅔ 1만 3795달러로 전날에 비해 1.19%(162달러) 상승 마감했다.
구리 현물은 지난달 22일 1만 3895달러를 찍은 후 조금 내렸지만 횡보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뉴욕 선물시장에서도 구리 몸값은 고공행진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 구리선물은 거래 기간별로 전날에 비해 0.51% 상승한 파운드당 6.47~6.51달러 안팎에 마감했다. 11월 인도 구리선물은 전날에 비해 5센트 오른 파운드당 6.5865달러에 장을 끝냈다. 구리선물 가격은 올들어 14.29% 상승했으며 지난 1년 동안은 46.47% 폭등했다.
미국 경제 방송 CNB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AI 전력망과 전기차 시장 확대로 구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생산국인 칠레의 공급 차질이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구리 공급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칠레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구리 가격 상승 압력은 더 커지고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폰, 전기차의 제조 원가를 높이는 요인이다. 구리 가격 상승은 구리 전선과 배터리 부품의 제조 원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CNBC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칠레 전역을 덮친 폭설과 홍수로 주요 광산 운용이 중단됐다. 이번 기상 악화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대형 광산 기업의 일부 사업장이 가동을 멈췄다.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된 안토파가스타는 로스 펠람브레스 광산의 채굴 작업을 정지했다. 캐나다 배릭 골드는 비상 계획에 따라 현장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캐나다 룬딘 마이닝은 폭설로 송전선이 끊기면서 카세로네스 광산 가동을 중단했다. 복구 작업에는 최대 3주가 걸린 전망이다. 이 광산은 칠레 북부 도시 코피아포에서 남동쪽으로 162km, 아르헨티나 국경에서 9km 떨어진, 해발 4600m 높이의 산에 있다.
글로벌 금융원자재 컨설팅 업체 스톤엑스는 칠레 국영구리위원회(Cochilco) 등의 데이터와 자체 분석을 바탕으로 칠레의 올해 구리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보다 20% 낮춘 530만t으로 제시했다. 칠레의 구리 생산량은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구리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확보 경쟁과 수급 불균형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세계 구리 가시 재고의 64.0%는 미국에 집중돼 있다. 미국 관세 부과에 대비해 유럽의 중개업체들이 미국으로 미리 보낸 데다 국가 전략 비축 물량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구리 가격 상승은 가치사슬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산 기업 앵글로 아메리칸은 구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상반기 세전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보다 35.0% 늘어난 40억 달러(약 5조 7772억 원)를 달성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