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구리는 탄탄, 방산은 회복, 주가는
방산사업과 신동사업을 하는 풍산의 2분기 실적은 구리가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구리 가격의 우상향 추세는 지속되고 방산사업의 실적은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풍산은 전기동을 압연한 제품으로 동전 등을 만드는 신동사업과 5.56mm 소총탄에서부터 155mm 곡사포탄에 이르는 각종 탄약을 생산하는 방산업을 영위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7월 31일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조 4703억 원, 1252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견줘 매출은 13.6% 늘고 영업이익은 33.8% 급증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영업이익은 38.8% 폭증했다.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대규모 메탈게인(원자재 비축 효과) 이 지속되고, 방산 부문의 호조가 겹쳐 시장 예상치를 50% 웃도는 강력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의 최문선 연구원은 이날 풍산에 대해 "방산 매출이 내수는 검수시험과 밸류 체인 업체의 사고, 수출은 호르무즈 물류 문제로 지연됐으나 신동사업이 구리 가격 상승과 제품 믹스 변화에 따른 가공이익률 개선을 통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최문선 연구원은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우리의 추청치 1143억 원을 9.5%, 컨센서스 860억 원을 45.6% 상회했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11만 2000원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석 영향으로 풍산 주가는 이날 오전 11시 현재 7만 9100원으로 전날 종가에 비해 12.20% 급등했다. 풍산 주가는 올해 3월 4일 15만 920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구리 가격 변동과 방산 사업 매각 불확실성 등으로 상반기 내내 강한 조정을 겪었고 지난달 29일에는 5만 5200원으로 장중 최저점을 찍었다. 종가 기준으로는 3월 4일 최고가 14만 9800원인 중가는 7월28일 5만 6200원으로 3분의 1토막으로 줄었다.
실적 회복의 일등공신은 구리가 될 전망이다. 구리(전기동) 가격은 1t당 1만 3000달러를 넘고 있어 풍산의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략망, 독립 발전, 차량 전동화 등 전기를 더 많이 쓰는 세상이 되면서 구리 수요는 탄탄하다. 반면 공급은 신규 광산 부족, 기존 광산 가동 중단 등의 여파로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기동 공급이 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장기간 이뤄져야 하고 구리 생산국의 인허가, 환경영향 평가 등을 통해 협조해야 하는데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일이다. 최문선 연구원은 "공급은 단기간에 늘리기 어렵다"면서 "수요가 꺾이지 않는 한 구리 가격의 우상향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방산 실적이다. 상반기 실적은 저조했다.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했다. 내수는 검수시험 지연에 관련 업체의 사고가 겹쳤다. 수출은 물류 차질에 발목이 잡혔다.
최 연구원은 "방산사업은 연간 단위로 공급 계약이 체결되는 탓에 지연된 공급이 하반기에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면서 "3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4153억 원으로 상반기 합산 매출액의 1.2배를 제시한 게 복선"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변화를 종합 반영해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20%,12% 상향했다. 한투증권은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이 4680억 원, 4570억 원을 제시했다. 매출액은 6조 5420억 원, 7조 4300억 원을 제시했다.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률은 7.2%, 6.2%를 예상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하는 방산사업이 매각되고 그 과정에서 주주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대한 회사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는 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