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무기급 희귀금속 '탄탈럼·니오븀' 수입 러 기업 4곳 제재
영국 정부가 대전차 미사일 관통체, 극초음속 미사일 추진체 노즐진 등에 필수로 쓰이는 희귀금속 탄탈럼과 니오븀을 수입하는 러시아 기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영국은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Shadow Fleet)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탄탈럼은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아완다,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3국이 70% 이상을 공급하고, 니오븀은 브라질이 전세계 공급량의 85~90%를 독점하고 있다.
영국 외무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러시아 은행 6곳, 새로 인수된 유조선 6척, 무기 등급의 탄탈럼·니오븀을 수입하는 기업 4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로써 2022년 이후 영국의 제재 캠페인 표적이 된 러시아 개인과 기관은 총 3400곳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 수익 유입을 줄여 전쟁 비용 조달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탄탈럼과 니오븀을 수입하는 러시아 기업은 유한회사 메탈콤플렉트, 니콤, 테크놀룩스, 프롬시즈다. 영국 외무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되는 러시아 군사장비와 무기 게조에 필수인 희귀 금속을 조달해 러시아의 전쟁 기계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산 동결 등의 강력한 금융 제재 대상이 됐다.
탄탈럼과 니오븀 녹는 점이 높고 강한 내식성과 우수한 전도성을 지난 금속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탄탈럼은 콩고민주공화국이 약 35~41%를 생산하는 것을 비롯, 르완다(15~20%), 나이지리아(10~15%)가 주요 생산국이며 니오븀은 브라질이 전 세계 공급량의 85~90%를 독점하고 있다. 캐나다(약 8~9%)는 퀘벡주 사그네 지역의 생토노레 있는 니오베크와 마그리스 등의 광산에서 고품질 니오븀을 미국 등 서방 국가로 수출한다.
우선 탄탈럼은 군사 무기 분야에서는 미사일 유도 시스템, 드론 조종 보드, 군용 레이다 회로 등에 들어가는 고성능 커패시터(콘덴서, 축전기)의 핵심 소재로 쓰인다. 또 밀도 텅스텐이나 열화우라늄만큼 높아 두꺼운 장갑을 둟는 대전차 미사일 성형작약탄의 라이너나 관통체에 사용된다. 극한의 충격과 온도 변화를 견뎌야 하는 무기 환경에서 탄탈럼을 대체할 물질은 거의 없다고 한다.
탄탈럼은 또 첨단 IT·반도체 분야에서는 흔히 쓰는 모바일 기기,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초소형 고용량 커패시커, 반도체 칩 내부에서 구리 배선이 다른 층으로 확산돼 오염시키는 것을 막는 차단막(배리어 레이어) 소재로 쓰인다.
탄탈럼은 또 인체 거부 반응이 거의 없고 독성이 없어 인공 관절, 뼈 고정용 나사, 심장 박동기 부품으로 사용된다.
니오븀은 철에 아주 소량만 섞어도 강도를 극대화하는 성질이 있으며, 열에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 전체 생산량의 75% 이상이 강철 합금용으로 쓰인다.
군사우주 항공 분야에서 니오븀은 극초음속 미사일, 로켓에 사용된다. 니오븀 기반 합금은 대기 마찰로 섭씨 1700대가 넘는 고열이 발생하는 미사일의 추진체 노즐, 로켓 엔진 부품, 방열판의 핵심 소재다.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내열 금속에 비해 무게가 가벼워 연료 효율을 극대화한다.
전투기 제트 엔진의 핵심인 터빈 블레이드용 초합금(Superalloy)에 첨가돼 고온 변형을 막아준다.
철강 산업에서 아주 적은 양의 니오븀을 추가해 만든 강철은 강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대형 송유관, 가스관, 교량, 선박과 자동차 차체 제작에 필수로 들어간다.
니오븀은 초전도 자석 제조에도 사용된다. 니오븀은 매우 낮은 온도에서 저항이 없어지는 초전도 특성이 있어, 병원의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미래형 자기부상열차, 인류 최대의 핵융합 실험 장치(토카막)의 초전도 자석 제조에 필수로 쓰인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에 도달할 때까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계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