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P 구리가격 상승에 순익 30% 폭증...구리 시대 개화
세계 최대 광산 기업인 호주의 BHP그룹이 글로벌 친환경 전력망 확충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에 따른 구리 가격 폭등에 힘입어 연간 순이익이 30% 급증했다. 회사 창립 이래 최초로 구리 사업 부문의 수익이 전통적인 핵심 축인 철광석을 제치고 최대 수익원으로 등극했다.
19일 일본의 경제 신문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말) 4분기(4~6월)실적 발표에서 BHP는 전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588억 달러(약 82조 9,600억 원),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기본 순이익(기초 순이익)은 13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초 순이익은 전년(101억 6000만 달러) 대비 30% 증갓한 것이다.
구리 부문은 매출 290억 달러,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181억 9,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철광석은 매출 230억 달러, EBITDA 145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구리 부문이 철광석 부문을 앞질렀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수요 폭증으로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가격은 1t당 1만 4500달러를 돌파하는 사상 최고가 랠리를 펼치면서, BHP의 구리 평균 실현 판매 단가는 파운드당 5.74달러로 전년 대비 35% 급등했다.
철광석 역시 서호주 필바라(Pilbara) 사업장의 출하 단가가 톤당 평균 84.56달러로 전년 대비 3% 소폭 상승하며 시장의 가격 하락 우려를 방어했다.
BHP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력망 투자 증가로 구리 수요가 2026년 3400만t에서 2050년 5000만t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BHP는 기존 광산 확장 등을 통해 2035년 구리 생산량을 현재보다 최대 40% 늘린 연간 200만t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브랜든 크레이그(Brandon Craig) BHP 최고경영자(CEO)는 무리한 외부 인수합병(M&A) 대신 칠레, 아르헨티나, 남호주 등 기존 보유 광산의 자체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유기적 성장이란 외부 기업을 인수합병(M&A)하지 않고 자기들이 보유한 자산과 내부 역량을 활용해 생산량을 늘리고 기업 가치를 키우는 것을 말한다.
크레이그 CEO는 "현재 시장에서 순수 구리 광산 자산을 매수하려면 인수 프리미엄을 포함해 연간 생산 능력 1t당 10만 달러 이상의 막대한 자본이 소요된다"면서 "새로 짓는 것과 기존 자산을 사들이는 비용 비율이 거의 1대 5에 이를 정도로 격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BHP는 남호주 올림픽 댐(Olympic Dam)과 남미 자산을 바탕으로 2035년까지 구리 생산량을 연평균 3~4%씩 확대해 2050년까지 전 세계 연간 수요가 5000만t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구리 공급 부족 국면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호실적에 힘입어 BHP는 주당 99센트의 기말 배당금을 책정, 연간 총배당금을 주당 1.72달러로 확정했다. 이는 최근 4년 내 최고 수준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