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듀럼밀 카놀라 등 수확기 앞두고 병해 확산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인 캐나다가 수확기 앞두고 듀럼밀과 봄밀, 캐놀라, 콩류 등의 작물에 병해가 발생했다. 농가의 방제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어 결국 농산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캐나다는 식용유 원료인 카놀라, 듀럼밀, 건조 완두콩, 귀리 세계 최대 수출국이자 봄밀의 주요 수출국이다. 전체 밀 수출은 세계 4위다. 듀럼밀과 봄밀은 알곡 품질을 떨어뜨리는 붉은 곰팡이병(fusarium)에 취약하고 카놀라는 줄기를 썩게 해서 쓰러지게 하는 균핵병(sclerotinia)과 줄기와 뿌리가 만나는 밑동의 궤양을 일으켜 부러지게 하는 검은 다리병(blackleg, 흑각병)에 걸리기 쉬우며 콩류는 다양한 곰팡이성 질병에 걸리고 있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나다의 듀럼밀, 봄밀, 카놀라, 콩류 작물에서 최근 10년 사이 처음으로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광범위하게 병해가 발생하고 있다.
캐나다는 세계 듀럼밀 수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국으로 중서부의 거대한 농업지대인 프레리 초원 지대에서 전량 생산하며 특히 서스캐처원과 앨버타주의 남부 지역이 핵심 생산지역이다. 시리얼스 캐나다에 따르면, 듀럼밀 생산량은 연간 약 500만~600만t에 이른다.
캐나다 밀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봄밀은 서스캐처원과 앨버타, 마니토바 등 3개 주에서 주로 생산한다. 이 3개주는 캐나다 카놀라 생산량의 99%를 생산한다.지난 3월 발간된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의 재배 면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총 예상 밀 재배 면적은 2673만 7000에이커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에 파종된 2703만 1000에이커보다는 1.1% 감소한 수치이지만 5년 평균치를 웃돈다.
듀럼밀 면적은 2.4% 감소한 637만 7000에이커로 집계됐고, 봄밀 재배 면적은 단 0.1% 감소한 1878만 1000에이커로 거의 변동 없었다. 겨울밀 면적은 전년 대비 6.7% 감소한 157만 8000에이커로 집계됐다.
카놀라 재배면적은 2344만 에이커로 2025/26년 시즌(2162만 에이커)보다 8.4%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생산량은 병충해 탓에 2160만t으로 전년(2180만t)보다 조금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씨앗 수출량은 캐나다 내수 가공(착유) 시설 확대로 지난해 910만t에서 800만t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렌틸콩은 지난해 풍년에 따른 재고량 급증 부담과 카놀라 작물 전환 영향으로 올해 재배 면적은 전년 대비 10.9% 감소한 390만 에이커에 그친다. 재배면적 감소와 병충해 영향으로 올해 생산량은 전년(336만t)보다 약 30% 급감한 235만t에 그치고 수출량은 기존 재고 방출로 지난해 220만t에서 230만t으로 조금 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병충해의 물결은 극도로 습한 봄과 초여름의 날씨에서 비롯됐다. 토양에 수분이 가득 차고 이후 날씨가 무덥고 습해지면서 곰팡이성 질병이 발생하기 가장 이상적인 조건이 형성됐다. 수분이 가득한 데다 비가 자주 내렸기 때문에 농민들은 살균제를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캐나다 농민들은 높은 비료 가격과 기타 비용 때문에 올해 수익이 기대되지 않는 농작물에 추가 자금을 더 투자해야 할지, 기존 농작물이라도 지키기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고 집중 투자해야 할지를 두고 힘든 선택에 직면했다.
서스캐처원주 남동부에서 듀럼밀, 밀, 렌틸콩, 아마, 봄밀 등을 포함해 약 1만 9000에이커(7689헥타르)를 경작하는 농업인 제이크 레기(Jake Leguee)씨는 로이터통신에 "올해는 모든 작물에 살균제를 살포했다"면서 "그게 꽤 빨리 큰 비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성 악화와 자금난 속에서도 작물 보호를 위해 에이커당 6~20달러의 살균제 투자를 감행하는 '고육지책'을 선택했다. 마니토바주의 다른 많은 농가도 운영 신용 한도에 다다라 현금 흐름이 바닥나고 있음에도 필수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농작물은 겉으로는 상태가 좋아보이지만 알곡물과 꼬투리 내부에는 복병이 숨어 있을 수 있어 농민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캐나다 수출 작물의 수확량과 품질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 작물의 국제시세 또한 오르름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