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연, 공급 부족 우려로 4년여 만에 최고가...4000달러 목전

2026-08-25     박태정 기자

자동차 외판과 가전제품의 부식 방지를 위한 강판 도금, 가드레일과 파이프 등 야외 철강 구조물 도금, 합금제조에 쓰이는 아연 가격이 공급 부족 우려로 4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가격은 지난해 연평균 가격에 비해 38%이상 오른 수준이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발 전력망 인프라 확충으로 비철금속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글로벌 주요 광산과 제련소의 잇따른 생산 차질이 겹치면서 극심한 현물 부족 현상이 번지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볼리덴 코콜라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아연 잉곳을 옮기고 있다. 사진=볼리덴

25일 한국광해공단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런던금속거래소(LME) 아연 가격이 중국 외 지역의 정련아연 공급 부족 우려로 전날에 비해 0.13%(5달러) 오른 1t당 3895달러를 기록하며 2022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연 가격은 직전주 평균 대비 3.53%(135달러), 7월 평균 대비 10.81%(388.89달러), 2025년 연평균 가격 대비 38.87%(1115.34달러) 상승한것으로 광해광업공단은 평가했다.

아연 가격 상승 요인은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 글로벌 제련·채굴 중단이다.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 윈난성과 쓰촨성 지역의 폭우와 홍수로 가동 축소에 들어가 8월 한 달 간 정광 생산량이 1000t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중부 지역 허난성과 후난성 일대 폭우와 침수 여파, 안전 점검 문제로 7월 한 달 내내 가동이 전면 중단됐으며 재가동 시기도 불투명하다.  

스위스계 다국적 상품중개회사 겸 광업기업 글렌코어가 소유한 독일 노르덴함 아연 제련소 전경.사진=노르덴함 제련소

둘째, 해외 주요 공급망 차질이다. 우선, 글로벌 광산 기업인 글렌코어(Glencore)의 상반기 자체 생산량이 감소했다.  스웨덴의 금속 광업 제련 기업으로 스웨덴과 필란드 등에서 광산과 제련소를 운영하는 볼리덴(Boliden)의 2분기 생산량은  7만 4212t으로 1분기(8만 9200t)에 비해 16.8%, 전년 동기(9만 3076t)에 20% 각각 감소했다. 호주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중국 국영 기업 '차이나 민메탈'이 지배주주로 있는 MMG의 2분기 정광 총생산량은 5만 5538t으로 2025년 2분기와 비슷했다. 듀갈드 리버 광산의 정광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4만 6082t, 로즈베리 광산의 정광 생산량은 9456t이었다.  

아연 정광 공급 부족으로 중국 수입 현물 제련수수료(TC)가 2025년 11월 1t에 100달러에서 최근 –마이너스 110달러까지 하락하며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셋째, 재고 고갈과 현물 고평가다. LME 아연 재고가 10만t 밑으로 떨어지며 단기 공급 부족 우려가 심화됐다. LME 아연 재고는 6월 12만 4550t에서 8월 현재 9만 3250t으로 25% 감소한 반면,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연계 재고는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5만 5954t을 기록하는 등 지역 간 재고 불균형이 심화됐다. 

이 때문에 현재 바로 인도받는 현물 가격이 미래 선물 가격보다 비싸지는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현상이 크게 확대됐다. LME 현물가격의 3개월물 대비 프리미엄도 7월 초 1t당 0달러에서 8월 21일 132달러로 확대돼 전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광산 생산 증가를 예상해 가격 하락에 베팅한 투기세력이 예상보다 더딘 공급 증가로 숏포지션을 청산하면서 가격 상승폭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