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수천억 적자 분리막 자회사 SKIET 흡수 합병

2026-08-26     박준환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분리막 사업 자회사이며 고품질 습식 분리막 시장의 글로벌 선두 기업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흡수 합병한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아 화재를 방지하고 리튬 이온만 통과시키는 머리카락 수만 분의 1 크기의 미세한 구멍을 가진 얇은 필름이다. 전체 분리막 시장의 약 70~80%가 습식 분리막인데 SKIET는 100% 습식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다.

1분기 446억 원의 영업적자를 낸 SK이노베이션이 입주한 서울 서린동 SK그룹 사옥. 사진=박준환 기자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IET는 25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온을 통해 전기차용 이차전지 셀을 생산하고 있고 SKIET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분리막 사업을 이어왔다. 증평과 청주 공장은 마더 플랜트 역할을 하며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고 중국 창저우 공장은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시장 대응을 해왔다.  SKIET는 세계 최초 '축차 연신' 기술을 상용화했다. 필름을 가로와 세로 방향으로 순차로 늘려 원하는 두께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분리막의 두께를 머리카락 두께의 수십 분의 일 수준으로 얇으면서도 튼튼하게 만든다. 자체 개발한 고기능성 세라믹 층을 습식 분리막 표면에 입혀, 배터리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도 분리막이 녹아내리거나 변형되지 않도록 화재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전기차 시장 둔화 장기화와 중국발 가격 경쟁 심화로 몇년째 수천억 원대의 적자가 누적돼 자금조달이 어려운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합병에 대해 업계에서는 배터리 소재 사업의 재무·사업 리스크를 모회사가 직접 흡수하여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다.

합병으로 별도 상장법인 유지에 따르는 각종 중복 관리 기능과 금융 비용을 축소해 사업 체질을 전면 개선할 수 있게 되고 합병 후에는 향후 업황 회복 시 발생하는 모든 이익 레버리지가 온전히 SK이노베이션 주주에게 집중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SK이노베이션 측도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운영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병에 따라 SKIET 보통주 1주당 SK이노베이션 보통주 0.11주가 배정된다. 

합병 발표 직후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장중 13~15% 급락하다 3.92%(5100원)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이날도 오전 10시 26분 현재 1`6.24%(2만 300원) 내린 10만 4800원에 거래됐다. 자회사 적자를 직접 떠안아야 한다는 단기 재무 부담감과 신주 발행에 따른 주식 가치 희석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피합병법인인 SKIET 주가는 합병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 신주를 배정받는다는 기대감에 일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같은 시각 2.99%(460원) 상승 거래됐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