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폐가전서 희토류 캔다…연 1.6t 영구자석 회수

2026-08-27     박준환 기자

LG전자가 에어콘 실외기 등 폐가전제품에서 희토류를 캔다. 희토류는 전기차와 풍력 터빈 등에 들어가는 모터의 영구자석을 만드는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등 17종의 금속을 말한다.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은 희토류 원소 하나로만 이뤄지지않고 네오디뮴-철-붕소(Nd-Fe-B)를 기본으로 하고 고온 특성을 강화하기 위해 디스프로슘 등을 첨가한 화합물 구조다. 희토류는 중국이 채굴과 가공시장의 80%이상을 장악하고 수출 통제를 통해 무기화하고 있어 전 세계가 공급망 확충에 나서고 있다.

에어컨 실외기 내부에 있는 컴프레서(왼쪽) 내부 하단에 있는 폐영구자석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사진=LG전자

LG전자는 27일 경기도 용인시 수도권자원순환센터(CRC)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E-순환거버넌스와 '폐가전 냉매압축기 폐영구자석 회수 시범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LG전자의 CRC는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수명이 다한 폐가전제품을 수거해 환경오염 없이 분해하고, 철·구리·플라스틱·희토류 등의 자원으로 재생산하는 친환경 재활용 전문 시설이다. 냉장고의 우레탄, 철, 구리, 알루미늄 등을 종류별로 정밀 선별하고 냉장고 폐기 시 발생하는 프레온 가스 등 온실가스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지 않고 안전하게 포집·처리하는 환경 설비를 갖추고 있다.

냉장고 컴프레서 내부 영구자석은 강한 자력 탓에 그동안 고철로 처리됐지만 LG전자는 독자 개발한 기술과 인공지능(AI)으로 위치를 찾아 분리한다. 철·구리·알루미늄 중심인  폐가전 자원 회수 범위를 핵심 광물까지 넓히고 있는 모양새다. LG전자는 폐가전 4만 대에서 희토류 영구자석 약 1.6t을 회수할 계획이다.

LG전자가 폐가전의 컴프레서 폐기 단계에서 핵심 광물인 희토류 영구자석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폐가전 냉매압축기(컴프레서) 폐영구자석 회수 시범사업' MOU를 맺은 27일 LG전자 담당자(가운데)가 기후에너지환경부 금한승 제1차관(오른쪽)에게 컴프레서 내부에 포함된 영구자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컴프레서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에는 희토류가 포함돼 있다. 에어컨과 냉장고의 폐컴프레서 영구자석에서 회수하는 대표 희토류는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프라세오디뮴, 테르븀 등 4가지다. 네오디뮴은 철, 붕소와 결합해 일반 자석보다 수십 배 강한 자력을 만들어낸다. 냉장고나 에어컨 모터의 크기를 크게 줄이면서도 높은 효율을 내게 돕는 핵심 금속이다.

디스프로슘은 자석의 고온 내구성을 높여주는 원소다. 모터나 컴프레서가 작동할 때 발생하는 높은 열 속에서도 자석이 자력을 잃지 않고 성질을 유지하도록 보호하는 필수 윤활유 역할을 한다. 프라세오디뮴은 네오디뮴과 함께 자석의 주원료로 혼합돼 석의 강도와 자기 특성을 향상시킨다.테르븀은 디스프로슘과 마찬가지로 자석의 보자력(자력을 유지하려는 힘)과 고온 저항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매우 희귀해 가치가 높다.

그동안 폐컴프레서의 영구자석은 자력이 강해 다른 부품과 분리하기가 어려웠다. 기존 재활용 공정에서는 구리 등 일부 금속만 회수하고 나머지는 고철로 처리했다.

LG전자는 자기장을 활용해 영구자석의 자력을 없애는 탈자(脫磁) 기술을 개발했다. 자력을 제거한 뒤 컴프레서에서 영구자석을 안전하게 분리하는 기술이다. 기존 열처리 방식은 자석을 분리하기 위해 고열을 가해야 했지만  LG전자의 탈자 기술은 고온 공정을 거치지 않고 상온에서 자기장만을 활용하는 만큼 막대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자석의 열 변형을 막을 수 있어 회수한 자석의 물성을 유지할 수 있어 재활용 가치도 높아진다. 아울러 추출된 희토류 원료의 순도와 성질도 그대로 유지된다.

분리 공정에는 비전 AI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을 적용한다. AI가 폐컴프레서의 크기와 모양을 인식하고 영구자석의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한다. 분석 결과에 따라 컴프레서별로 적합한 분리 공정을 적용해 회수 효율을 높인다.

LG전자는 회수한 영구자석을 다시 잘게 부수고 정제해 새로운 영구자석을 만들기 위한 고부가가치 원료(네오디뮴 분말 등)로 전환하는 후단 원료화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있다.

LG전자는 시범 사업을 통해 폐가전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양희구 LG전자 생산기술원 생산혁신센터장은 "사용이 끝난 제품에서 핵심 소재를 회수해 다시 활용하는 순환경제 실현에 기여하겠다"면서 "미래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순환 이용할 수 있는 기반 구축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