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덕분에 파스타용 캐나다산 '듀럼 밀' 수출 껑충

2020-07-19     박고몽 기자

매사엔 음양이 있다. 좋은 일이 있으면 좋지 않은 일도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도 마찬 가지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경제봉쇄령을 내리자 사회적 격리에 들어간 시민들이 가정에서 파스타 등의 요리를 하면서 파스타용 밀가루 수요가 껑충 늘어난 것이다. 바로 캐나다의 경우다.

캐나다 듀럼 밀밭 전경.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 금융시장 전문 매체 파이낸셜포스트(FP)에 따르면, 올해 5월 말까지 1년 동안 캐나다 '듀럼밀'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7%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의 밀 수출의 빛이 바랬지만 캐나다는 달랐다.

듀럼 밀은 파스타와 효모를 넣지 않은 빵, 쿠스쿠스, 스파게티 등을 만드는 소재다.캐나다는 세계 최대 듀럼 밀 수출국이다. 

코로나19로 경제가 봉쇄되고 사회적 격리 조치로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거의 모든 업종, 제품 수요가 감소했지만 사람들이 가정에서 파스트와 빵, 시리얼과 크래커 등을 즐겨먹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산 파스타 판매는 지난 16주간 54% 증가했다.

덕분에 캐나다산 듀럼 밀의 수출이 늘어난 것이다. 캐나다곡물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캐나다산 듀럼 밀의 수출은 1년 사이에 최대를 기록했다. 터키와 나이지리아 수출은 세 배, 이탈리아 수출은 근 두 배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사스퀘처원주에서는 듀럼 가격이 3년 사이에 최고치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도 잘 되고 가격도 좋으니 캐나다 농민들이 듀럼 밀 재배 면적을 늘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블룸버그통신은 캐나다 정부 데이터라며 캐나다 농부들이 올해 듀렴밀을 569만 에이커에 뿌렸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16%나 불어난 면적이다. 

미국도 생산을 늘리기는 마찬 가지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듀럼밀 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3.7% 증가한 5600만 부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세계 최대 파스타 소비시장인 이탈리에서는 악천후로 생산이 제한받고 있어 캐나다는 듀럼 밀 수출을 계속 늘리고 있다.  

전망도 밝다. 마니토바주 위니펙에 있는 팜링크의 닐 타운센드(Neilk Townsend) 수석 시장 분석가는 FP에 "수퍼마켓에서 더 팔리는 파스타는 도움이 된다"면서 "수출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 늘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위니펙에 있는 듀럼밀 업계 대변 단체인 시리얼스캐나다(Cereals Canaa)의 캠 달(CAM Dhal) 회장은 "캐나다산 듀럼 밀 수출은 원산지 규정이 막기 전까지는 계속 늘 것"이라면서 "다른 나라의 공급이 감소함에 따라 북미의 수출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른 공급국이 없다"면서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쿠스쿠스빵을 드신다면 아마도 캐나다 사스케처원중 듀럼밀을 드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clement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