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드' 레이더로 탐지,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요격 성공

2020-10-07     박태정 기자

 미국 미사일방어청이 최근 탐지 범위가 넓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레이더를 활용해 저고도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어트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험을 성공했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방어 능력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사드는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가 200km로 적의 미사일을 고고도, 즉 150km 이상에서 요격하는 지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이고, 패트리어트는 요격 고도 10km에서 20km의 저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한국에 모두 배치돼 있다.

미국 11방공포병여단 소속 사드 미사일이 2019년 8월30일 마셜제도 레이건 시험장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미사일방어청

미사일방어청은 지난 1일 육군 우주미사일사령부 등과 함께 미국 뉴멕시코주 화이트샌드 미사일 훈련장에서 사드와 패트리어트 무기체계를 통합하는 시험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적의 미사일로 가장한 발사체가 발사되자 사드 레이더가 이를 발견하고 관련 자료를 패트리어트 무기체계에 전달하고 패트리어트 체계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발사체를 격추시켰다는 것이다.

사드 레이더. 사진=미국 미사일방어청

존 힐 미국 미사일방어청장은 보도자료에서 이 시험(FTP-27)의 성공은 사드와 패트리어트 무기체계의 통합운영(interoperability)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면서 이것은 미국 본토와 해외주둔 미군과 동맹들을 깡패국가의 위협(rogue threats)으로부터 방어하는 탄도미사일방어체계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이클 엘먼 선임연구원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시험은 오랫동안 준비돼온 것으로 매우 환영할만한 소식이라며 대북 미사일 방어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엘먼 선임연구원은 사드 레이더가 1200km까지 탐지할 수 있어 북한 안쪽 깊이까지 관측할 수 있다면서  미사일이 발사되면 훨씬 빨리 탐지해낼 수 있고 비행궤도 등을 계산해 요격지점을 찾아내어 이를 패트리어트 무기체계에 빨리 전달해 요격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패트리엇-3(PAC-3) 지대공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미국 미사일방어청


엘먼 선임연구원은 특히, 이번 시험성공으로 KN-23, 24, 25등 북한의 신형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방어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미사일쓰렛에 따르면, KN-23은 사거리 450km, KN-24는 410km, KN-25는 380km인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이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 5일 RFA에 사드와 패트리어트 체계를 통합하는 시험이 성공했다는 것은 놀라운 소식이라며 환영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재직시절 북한의 진화하는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사드와 패트리어트 체계 통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는 미사일방어청이 생각(idea)을 현실적 해결책으로 바꿨다며 미사일방어 임무에서 중대한 향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는 앞서 지난 2월 2021회계연도 미사일방어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올해 한반도 내 미사일 방어 전력의 통합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3단계로 한반도 미사일 방어망 체계 개선 방안을 소개했다. 1단계는 고고도미사일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해 고고도미사일을 원격조종하거나 방어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2단계는 사드의 레이더를 이용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원격 조종해 발사하는 것이고 3단계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사드와 통합하는 것이다.

미사일방어청은 미국의 고고도해상요격미사일인 SM-3 Block IIA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가정한 발사체를 요격하는 시험(FTM-44)을 올 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