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 엑슨모빌 지분 매각...온실가스 감축 놓고 공방전

2020-10-12     박준환 기자

운용자산이 36억 2000만 달러인 영국성공회연기금이사회가 최근 스코프3(제품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기준 설정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미국 석유 메이저 엑슨모빌의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투자사들이 저탄소 시대로 전환하기 위해 기업에 가하는 압박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엑슨은 온실가스 투자를 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했다고 강하게 반발해 투자 금융회사와 석유메이저간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엑슨모빌 해상 유전 플랫폼.사진=엑슨모빌

유럽의 석유 메이저들은 스코프3 배출량을 보고 향후 수십년 동안 스코프3 배출량을 감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엑슨모빌은 하지 않아 기부금을 관리하는 영국성공회재무위원회(Church Commissioners for England)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판을 받아왔다.

석유산업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영국성공회연기금이사회 대변인이 블룸버그통신에 이같이 말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엑슨모빌의 주주인 영국성공회이연기금이사회는 엑슨모빌에 지속해서 배출량을 보고 사업장과 고객들에게 판매한 제품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감축할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 대변인은 "엑슨은 TPI(기업 저탄소 경제 대응 준비 평가프로그램)의 최신 평가를 포함하는 지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이사회는 엑손 주식을 처분했다"고 말했다.

블랙록은 올해 초 투자 결정 시 지속가능성을 중심에 둘 것이라고 밝힌 이후 미국의 석유메이저 업체 엑슨과 셰브런의 기후 대응과 투명성을 촉구하고 있다.블랙록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엑손 이사회 안건에 반대하면서 "엑손이 밝힌 사실과 기후 리스크 관리의 여러 구성요소에 관한 조치 간에는 간극이 계속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성공회재무위원회 에드워드 메이슨 책임투자부문 대표는 엑손을 만난 뒤 "엑슨도 동류회사에 합류해 순탄소제로로 이행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투자자들은 파리기후협약 목적들에 맞는 진로를 따를 수 없는 이사회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영국성공회재무위원회는 해외 석탄광산과 석탄 화력 발전소에 투자하는 한국전력 주주인 만큼 한전 지분을 매각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미 5480억 달러 규모의 운용자산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연기금 APG는 보유한 6000만 유로(약 790억 원) 상당의 한전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다. APG는 지난 2월 “한전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멤버들은 자신들의 결정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현재 석탄 화력발전 부문을 거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엑슨모빌은 보도자료를 내고 블룸버그통신 기사는 허위이며 오도하고 회사 측이 제공한 사실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엑슨 측은 자사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방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9년 이후 20% 이상, 약 2800만t 이상 감축됐다고 주장했다.

엑슨 측은 또 2018년에 2020년 말까지 메탄 방출량을 15%, 가스 화염을 25% 감축하는 목표를 발표했으며 현재 이를 위한 궤도에 있다고 주장했다.

엑슨 측은 특히 2000년 이후 이산화탄소 포지깁기술 개발과 배치를 포함해 온실가스 배출 효율개선과 감축을 위한 기술과 프로그,램에 약 10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강조하고 이런 투자가 이산화탄소 4억t을 제거하거나 회피하는 것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주장이 팽팽히 밎서는 만큼 앞으로 투자자와 석유회사간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