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트랜스알타(TransAlta)의 탈석탄 발전과 고용

2020-11-11     박고몽 기자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은 캐나다에 새로운 충격이 닥쳤다. 바로 캐나다 알버타주에서 유일한 석탄광산을 운영하는 등  미국과 호주에서 70여개의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발전회사 트랜스알타(Translata)가 내년 말"까지 석탄 채굴을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는 트랜스알타가 천연가스 발전소로 전환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수백 명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캐다나 노천 탄광의 석탄 채굴 모습. 사진=마이닝닷컴

 

전 세계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봉쇄 등으로 원유수요가 감소하면서 유전에서 일한 노동자들이 실업자로 전락하고 있는 캐나다에 새로운 숙제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탈석탄을 무턱대고 환영할 수만 없다.

돈 패럴(Dawn Farrell) 트랜스알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 컨퍼런스콜(현지시각) 에서 2022년 1월1일자로 알버타주 아바문 광산 근처 석탄광산인 하이베일(Highvale) 탄광의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패럴 CEO는 탄광폐쇄는 계획보다 4년 앞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버타주 와바문호 근처에 있는 하이베일탄광은 트랜스알타가 운영하는 3개 노천 탄광 중 하나로 면적이 1만2600헥타르 이상인 캐나다 최대 노천 탄광이다.

이 탄광은 1970년대부터 매년 약 800만t의 저황 함량의 연료탄을 채굴했다. 한창일 때 최대 1500명의 광부가 일한 탄광이다. 트랜스알타는 여기서 나온 석탄을 선댄스(Sundance)와 킵힐스(Keephills) 발전소 연료로 사용했다.

패럴 CEO는 킵힐 발전소 1호기와 선댄스 발전소4호기의 석탄발전을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천연가스로 발전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랜스알타는 미국 워싱턴주 센틀랄리아 발전소에서는 2025년 말 발전소 수명 종료까지 석탄발전을 계속할 계획이다.

트랜스알타는 2019년 기준 총 8978메가와트의  발전용량을 보유하고 있는 데 이중 석탄발전용량이 32%, 가스 발전용량이 23%, 풍력과 태양광 23%, 수력이 12%를 차지하고 있다. 

알버타주의 석탄발전량 비중은 1980년대 80% 이상에서 현재 3분의 1 미만으로 하락했다.이는 알버타주정부가 2007년부터 물린 탄소세 영향이 크다.

알버타주 정부는 2016년 트랜스알타, 캐피탈파워, ATCO 등 3개 발전사와 석탄발전소 폐쇄를 위해 2020년까지 매년 9700만 달러, 총 13억 6000만 달러를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패럴 CEO는 "트랜스알타의 온실가스배출량은 오는 2022년 말이면 2005년에 비해 70% 줄어든 1150만t 미만이 될 것"이라면서 "2005년 이후 전 세계 사업장에서 온실가를 매년 3200만t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베일 탄광 근로자들은 탄광폐쇄 계획을 통보받았다. 근로자들은 재취업이 은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판국이다. 캐나다 내 일자리 씨가 말라가고 있는 만큼 재취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석탄발전의 수익성은 계속 하락 추세다. 탄소세를 물면서 발전해서는 큰 돈이 남지 않는다. 게다가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하락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과 알버타주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석탄발전을 단계별로 퇴출시키는 게 좋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캐나다에너지규제청(Canada Energy Regulator, CER)에 따르면, 캐나다내 석탄 사용량은 오는 2040년까지 7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 실업률 추이. 사진=캐나다통계청/파이낸셜포스트

석탄발전 중단은  곧 탄광 광부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 앞으로 석탄 광산 분야 고용은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캐나다의  실업률은 5월 13.7%로 최고점을 찍은 후 9월 9%, 10월 8.9%로 거의 변동이 없다.

트랜스알타의 가스발전 전환은 고용사정을 나빠게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다른 혜택을 준다. 게다가 캐나다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길도 열어준다. 천연가스 채굴과 관로공사 등으로 일자리가 늘어날 수도 있다. 매사가 그늘이 있으면 양지도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 주는 사례가 아닐까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