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앉은 가계와 기업...GDP 두배 넘어

2020-12-24     이정숙 기자

지난 3분기 가계와 기업의 빚이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를 넘어섰다.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활자금은 물론, 주택 구매와 주식 투자금까지 대출에 의존하면서 부채 규모가 급증했다. 소득이 덜 늘어 빚을 갚아야 하는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갚는 기업이 40%를 넘는 등 기업들도 빚더미에 신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 GDP에 대한 민간신용 비율. 사진=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가계빚 1940조 6000억 원, GDP보다 많아

한국은행이 24일 발간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신용 규모는 1940조6000억 원으로 명목GDP(1918조8000억 원)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명목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2018년 2분기 90%를 넘어선 이후 분기마다 뛰었다. 올해 들어서는 증가폭이 커졌는데 주택구매와 전세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택담보, 신용 대출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각각 전년 동기에 비해 7.2%, 6.8% 늘었다.

가계신용 추이.사진=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반면, 코로나19 여파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면서 명목GDP 성장률은 2분기부터 전년동기에 비해 0%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말 명목GDP 대한 가계신용(자금순환 기준·이하 추정치)비율은 101.1%로 1년 전에 비해 7.4%포인트 높아졌다.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올해 2분기 0.7%, 3분기 0.3%로 연거푸 0%대를 기록했다. 가계의 경우 처분가능소득 증가세가 낮아지면서 이미 채무상환부담이 늘어났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3분기 말 171.3%로 전년동기와 견줘 10.7%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가계의 금융자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45.4%로 같은 기간 2.0% 포인트 내렸다.

■기업도 빚더미...이자 못내는 기업 42.5%

3분기에는 기업신용의 규모도 2012조7000억 원으로 명목 GDP를 최초로 웃돌았다. 명목 GDP에 대한 기업신용 규모 비율은 110.1%로 1년 전에 비해 9.2% 포인트나 상승했다. 코로나19 발생 후 기업들은 정책대출을 포함한 부채로 유동성 부족, 수익성 악화에 대응한 결과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78.5%에서 올해 6월 말 81.1%로 상승높아졌다.

기업도 코로나19로 실적이 제대로 늘지 않으면서 유동성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상반기 4.4배에서 올해 상반기 3.5배로 급락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비중은 올해 상반기 42.4%로 1년 전에 비해 5.1% 포인트 늘었다.

이정숙 기자 kontr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