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월덱스 지난해 영업익 53% 증가 비법

2021-02-18     박준환 기자

한 해에 매출액이 32.6%, 영업이익이 53% 증가한 기업이 있다. 즉 두배로 늘어난 것이다. 반도체 식각 공정용 소모성 부품을 공급하는 공정 소재 전문 가공 기업인 월덱스가 주인공이다. 월덱스는 2020년 매출 1557억 원, 영업이익 358억 원을 달성했다. 2019년 매출액과 영업이익(1174억 4300만 원, 234억 200만 원)영업이 전년에 비해 무려 53%증가해 관심을 끌었다.  회사 측은 "주력 제품의 판매 확대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주가 가 지난해 2월17일 8760원에서 올해 2월17일 1만9450원으로 급등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월덱스 로고

월덱스의 매출은 올해도 30% 이상 늘어나 2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월덱스가 반도체 소모품 업종에서 티씨케이, 코미코, 하나머티리얼즈처럼 자기자본이익률(ROE) 20% 이상, 연간 매출 2000억 원 규모를 달성하는 국면에 진입한 만큼 실적 지표 중에 매출을 보는 것이 가장 유의미할 것이라는 전문가 평가가 나왔다.  

■반도체 소재·디스플레이용 소재와 부품 명가

월덱스는 반도체 식각 공정용 소모성 부품을 공급하는 공정 소재 전문 가공 기업이다.경북 구미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월덱스는 2000년 1월17일 월덱스산업으로 설립됐다. 2007년 현재의 사명으로 고치고 2008년 6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2018년 12월 3000만 달러 수출 탑을 수상했다. 

반도체 제조공정 나이스 신용평가

반도체 전(前)공정 과정의 식각(에칭)은 회로를 그린 기판(웨이퍼) 위에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회로 패턴이 드러나도록 하는 공정이다. 월덱스는 식각 공정에서 사용되는 장비의 소모성 부품인 '실리콘 전극'과 '링'을 국내에서 처음 국산화한 업체다.

전극은 미세구멍 사이로 복합 부식가스를 보내 웨이퍼 표면에 플라즈마(이온화된 가스 형태)가 균일하게 분포되도록 한다. 웨이퍼 주변에 설치되는 링은 플라즈마를 정확한 위치에 모으는 부품이다. 반도체 칩의 생산 수율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부품이다.

반도체 식각 공정 개념도. 사진=나이스신용평가/월덱스IR자료

월덱스는 2001년 실리콘 전극의 미세구멍 가공기술을 자체 개발했고 2009년 고순도 석영(쿼츠)으로 만든 식각 부품을 개발했다. 

현재 월덱스는 소재분야에서는 실리콘 잉곳, 쿼츠, 소결 실리콘, 알루미나,질산화 실리콘, 질산화 알루미늄, 등을 생산한다. 부품 분야에서는 반도체 전 공정 중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전극류와 링류, 파인세라믹스, 사파이어 부품 등을 생산한다.

월덱스의 주요 생산품. 실리콘 링, 전극, 실리콘 보트. 사진=월덱스

실리콘 잉곳은 자회사인 미국 실리콘 업체 WCQ가 생산한다. 이 회사는 2009년 3000만 달러를 들여 100% 인수한 회사다. 월덱스는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대만에 실리콘과 쿼츠 부품제조와 판매를 하는 100%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일본과 싱가포르, 대만 자회사는 미국 WCQ의 100% 자회사다. 구미시에 있는 LED 조명장치 생산업체인 이코루미의 지분도 88% 보유하고 있다. 

월덱스는 하이닉스반도체, 삼성전자, 소니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대 주주는 배종식 대표이사(70)로 지분율은 현재 34.79%다. 부인 우순희씨가 0.12%, 등기이사 정정구 이사가 0.17%를 보유하고 있다.

배대표는 연세대 석사로 동아제약이사, 기남방송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의 보수는 연간 5억4900만 원이다.

■ 2020년 매출액 33%↑, 영업이익 53%↑

월덱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각각 33%와 53% 증가했다.  매출액은 1557억 원, 영업이익은 358억 원이었다.

경북 구미시 월덱스 본사 전경. 사진=월덱스

월덱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늘었다. 2017년 각각 887억 6400만 원, 113억 6200만 원에서 2018년 1055억 4300만 원, 219억 5700만 원, 2019년 1174억 4300만 원, 234억 200만 원, 2020년 357억 9600만 원 등으로 지속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영업이익은 2017년에는 2916년에 비해 205.2% 늘었고 2018년에도  93.2% 증가했다. 2019년에는 6.6% 불어났다. 2020년에는 무려 5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전년대비 1295.2% 증가한 60억 600만 원, 2018년 153.2% 증가한 175억 2200만 원, 2019년 10.5% 늘어난 194억 2200만 원, 2020년 217억 8500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2% 불었다.

하나투자금융 김경민 연구원은 18일 기업 분석 보고서에서 "국내 고객사의 주문이 3분기부터 늘어나며 4분기에도 긍정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연간 영업이익은 358억 원으로 하나금융투자 추정치 361억 원에 부합했다"면서 "매출 추정 시에도 그랬지만 원화 강세가 가장 우려되는 요인이었는데 환율의 우호적이지 않은 흐름을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이라고 판단된다"고 호평했다.

김 연구원은 "생산라인의 가동률이 100%에 근접한 가운데 4분기 영업이익률이 20% 초반을 유지하며 연간 영업이익률 23%를 달성했다"면서 "향후에 외부 환경의 변동성이 커지지 않는 이상,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영업외 비용 아쉬워...매출이 관전 포인트

김경민 연구원은 월덱스의 2020년 연간 실적에서 아쉬운 부분을 영업외비용으로 꼽았다. 그는 영업이익과 세전계속사업이익의 차이에서 월덱스의 영업외 비용이 크다는 점을 유추해냈다.

그는 월덱스의 영업이익은 358억 원, 세전계속사업이익은 260억 원이라며 4분기 영업외비용이 평소보다 컸을 것으로 추정했다. 

통상 영업외비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은 환율 관련 손실이나 영업권 상각 등이다. 김 연구원은 "이번에는 영업권 (무형자산) 상각이 영업외비용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다만 무형자산이 2011년 162억 원에 이르렀는데 이후 상각이 되고 2020년에 잔여분이 대부분 상각된 것으로 보아 향후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하지 않는 이상 무형자산이 영업외비용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월덱스와 반도체 공정 소모품 공급사 비교. 사진=하나금융투자

김 연구원은 영업이익률이 정상마진(normalized margin, 유지 가능한 정상 마진)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다. 월덱스가 반도체 소모품 업종에서 티씨케이, 코미코, 하나머티리얼즈처럼 ROE 20% 이상, 연간 매출 2000억 원 규모를 달성하는 국면에 진입했다며 앞으로 실적 지표 중에 매출을 보는 것이 가장 유의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구한다. 기업이 자기자본(주주지분)을 활용해 1년간 얼마를 벌어들였는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로 경영효율성을 나타낸다.  ROE가 높으면 자기자본에 비해 그만큼 당기순이익을 많이 내는 효율높은 영업활동을 했다는 뜻이 된다.

그는 2021년 연간 매출을 2043억 원으로 추정했다. 분기별로는 올해 1분기 436억 원, 2분기 493 억원, 3분기 552 억 원, 4분기 563억 원이다. 김연구원은 특히 5동 생산라인의 증설 효과가 1분기에 일부 반영된 이후 2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고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