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에 세계 에너지 재벌 1분기 순자산 510억 달러 늘어

미국, 인도, 러시아 등 전세계 에너지 재벌 돈방석

2021-04-04     박준환 기자

탈탄소 사회 이행과정에서도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세계 에너지 재벌의 재산이 올들어 1분기에 510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석유산업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 등은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를 인용해 3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에서부터 러시아와 인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에너지 재벌의 순자산은 약 10%인 510억 달러 증가했는데 이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인덱스에 포함된 어떤 부문보다 높은 증가율이다.   

올해 1분기에만 순자산이 233억 달러 증가한 고탐 아다니 회장. 사진=아다니그룹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 21위에 오른 인도의 재벌기업 '아다니 그룹'의  고탐 아다니(Gautam Adani) 회장의 총자산은 1분기 중 무려 233억 달러 불어난 571억 달러로 평가됐다. 그의 재산은 1분기중 10% 증가했는데 이는 블룸버그인덱스에 포함된 억만장자 중 최고의 증가율이다.

러시아의 최대 민간 천연가스 공급회사 소유주인 레오니드 미켈슨(Leonid Mikheleson.65)의 자산도 올들어 38억 달러 늘어난 286억 달러로 집계되면서 러시아 최대 부호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그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 50위에 올라있다.

해럴드 햄 컨티넨털리소시스 회장. 사진=CNBC

블룸버그 인덱스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재벌 해럴드 햄(Harold Hamm.75) 컨티네털리소시스 회장의 순자산이 올들어 2일까지 33억 달러 증가한 84억 달러로 집계됐다.그는 억만장자 순위 301에 올랐다. 햄이 세운 컨티넨털리소시스(Continental Resources)의 주가는 올들어 59% 상승했다.공화당원인 햄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이 승리하면 석유와 가스산업을 목조르고 굶겨죽일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그의 예상은 빗나가고 그는 오히려 떼돈을 거머쥐었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유가 하락과 에너지 수요의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에너지 분야에 몰려들었다.  에너지 부문은 뉴욕증권거래소의 대형주 중심 지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부문 중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경제회복의 최대 수혜자로 예상되는 산업에 관심을 돌림에 따라 원유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올들어 급등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시의 상품 리스크 자문회사인 오퍼튠(Opportune)의 라이언 듀섹(Ryan Dusek) 이사는  블룸버그에 "고유가는 고수익으로바로 전환되고 이들 기업의 주주 수익을 높인다"고 말했다.

2일 현재까지 지난 1년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추이. 사진=CNBC

국제유가는 지난 몇 달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일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3.52%(2.08달러) 상승한 배럴당 61.24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날과 같은 배럴당 64.86달러에 한 주를 마감했다.  

WTI는 지난해 4월20일 배럴당 -37.63달러까지 내려갔고 브렌트유는 지난해 4월21일 배럴당 19.33달러까지 내려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유가 재균형을 달성하겠다며 감산합의를 이행하면서 공급을 줄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 6개월 동안 국제유가는 66% 상승했다. 일부 유가 강세론자들은 국제유가가 내년 말에는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과 골드만삭스를 포함해 일부 은행들은 지난 2월 국제유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충격에서 경제가 반등함에 따라 원유 수퍼사이클을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풍부한 공급과 다량의 공급여력을 감안하면 원유 수퍼사이클이 도래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