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은행 금리 동결...결국 일자리에 달렸다

2021-06-12     에스델 리 기자

어느 나라든 마찬 가지겠지만 캐나다 사람들도 이자율에 민감하다. 현금을 쌓아놓고 살기보다는 장단기 대출을 받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최근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ank of Canada)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뿐이 아니다. 내년 2분기까지 금리를 바꾸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중앙은행(BOC) 총재가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파이낸셜포스트

돈을 빌린 사람들에게 이 소식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반대로 연금 생활자 등 이자를 먹고 사는 사람들에겐 '나쁜 소식'임에 틀림없다. 좋든 나쁘든 중앙은행의 결정은 캐나다 경제의 현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CBC캐나다와 파이낸셜포스트 등 캐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캐나다은행은 지난 9일(현지시각) 0.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캐나다은행은 또 주당 30억 달러 규모인 채권매입 규모도 유지하기로 했다. 

캐나다 언론들은 중앙은행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경기를 부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채권을 사들여 돈을 풀어서 경제가 돌아가는 것을 돕겠다는 뜻이다.

최근 캐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보면 중앙은행의 이런 지원책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캐나다은행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1분기 GDP는 전년 동기에 비해 5.6% 증가했다. 5.6%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캐나다은행이 예상한 것보다 1%포인트 낮고 3차 코로나19 파고에다 각종 규제조치가 2분기 경제활동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캐나다은행은 예상했다. 그러니 미리 수를 쓴 것이다.

게다가 고용 또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을 크게 밑돈다. 청년층과 여성 저임금 층이 일자리 감소의 충격을 감내하고 있다.  5월 캐나다에서는 일자리가 6만 8000개나 줄었다. 실업률은 8.2%로 치솟았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금리동결 결정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과 내후년 성장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에서 미리미리 대응한 것은 잘한 일로 보인다.

캐나다은행은 지난 4월 발표한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약 6.5%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내년 성장률은 근 절반 수준인 3.75%, 2023년 성장률은 3.25%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도 적지 않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9일 발표한 성명문에서 "경제 발전은 전망과 크게 부합한다"면서 "백신접종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고 지방 정부의 억제조치도 여름께면 완화되는 경로를 밟고 있어 소비지출이 견인하는 캐나다 경제는 강하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GDP 항목중 재고감소도 주목할 대목이다. 재고가 줄었다는 것은 건강한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이를 놓고 파이낸셜포스트는 "낮은 재고는 미래 성장을 예고한다"면서 "기업들은 가게를 다시 채워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 중요한 것은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봉쇄되면서 가계건 기업이건 지출을 하지 못해 돈을 쌓아 놓고 있다는 점이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 총재의 발언도 의미심장하다. 그는 고용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복귀할 때까지 경제를 달굴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경제 성장과 금리 인상은 결국 일자리에 달려 있는 것이다. 고임금을 주는 많은 일자리가 만들이지면 경기가 살아나고 따라서 경제가 성장한다는 자연스런 결론이다.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 자 esdelkh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