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감산· 전력난 여파, 알루미늄 가격 13년 사이 최고치

t당 3000달러 넘어 2008년 이후 최고치 기록 전문가들 3400달러 전망...옵션 세장에서는 t당 4000달러 베팅

2021-10-13     박준환 기자

건축자재와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소재 등으로 쓰이는 산업용 금속인 알루미늄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t당 3000달러를 넘어섰다. 13년 사이에 최고치다.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감산 정책에다  세계 전력난 여파다.알루미늄은 생산 과정에서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금속이어서 전력난과 맞물린 중국이 감산정책으로 유독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루미늄 잉곳. 사진=캐나다 CBC뉴스

로이터통신과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 등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장중 2.8% 급등해 최고 t당 3049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2008년 7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LME 현금결제 즉시 인도분 가격은 11일 3020달러, 12일 3050달러로 올랐다.

런던금속거래소(LME ) 현금결제 즉시인도분 알루미늄 가격 추이. 사진=한국광물자원공사 자원정보서비스

 

 

블룸버그통신은 전력난으로 에너지 집약적인 알루미늄의 공급 축소 우려가 불거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루미늄은 1t 생산에 14메가와트시(MWh)의 전력이 필요할 정도로 전력 소비가 많은 금속이다. 14MWh는 보통의 영국 가정이 3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한국가 1년에 알루미늄 6500만t을 생산한다면 이 나라는 세계 5위의 전력소비국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력 소비가 심한 산업이 알루미늄 산업이다.

알루미늄 가격이 오르면서 이날 LME 구리 가격도 1.9% 올랐고 아연 가격도 2.5% 올라 t당 3230달러를 기록했다.·

전력난이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을지 불확실해 알루미늄 가격은 당분간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알루미늄 열연강판. 사진=마이닝닷컴

네덜란드의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델은 전기료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를 이유로 이번주부터 알루미늄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불공정 거래를 이유로 중국산 알루미늄 압연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혀 가격 상승을 부채질 했다. 집해위원회는 관세 부과가 9개월 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7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의 원자재 중개업체 콘코드 리소시스(Concord Resources)의 마크 한센 최고경영자(CEO)는 "중국내 다수 알루미늄 공장이 가동중단에 들어가 알루미늄 생산은 최고점을 지났다"면서 "공급 부족에다 중국 외 신규생산을 위한 투자를 감안할 때 향후 12개월 안에 알루미늄 가격이 t당 34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 오를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최근 옵션 시장에서는 행사 가격이 t당 4000달러인 콜옵션 매수가 늘고 있는 게 그 증거다. 4000달러 콜옵션은 t당 4000달러가 돼야 매수 권리를 행사해 이익을 남길 수 있다.  다시 말해 알루미늄 가격이 t당 4000달러 이상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매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마이닝닷컴은 "알루미늄 가격이 4000달러 이상으로 올라 역대 최고치 기록을 새로 낼 것이라는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