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돔' 북한 위협 대응 효과 의문"

서울 등 방어 못해...주한 미군기지 방어용으로 배치해야

2021-11-13     박태정 기자

미국이 이스라엘의 단거리 미사일 방어체계인 '아이언 돔' 2기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이언 돔이 한국에 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그러나 아이언 돔은 서울을 비롯한 한국 전역을 겨냥한 북한의 포 공격에서 한국을 방어할 수단이 되지 않는다고 미국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의 방산업체 라파엘이 개발한 지대공 무기체계로 최대 사거리 70여km로 , 단거리 로켓과 미사일 등을 요격할 수 있는 데 효과가 있음을 실증한 무기다.

이스라엘 육군의 아이언돔 체계의 타미르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더데드디스트릭트 트위터

미국의소리방송(VOA)은 미국의 전문가들은 아이언 돔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도 북한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앞서 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일 미국이 3억 7300만 달러 상당의 이스라엘산 아이언 돔 2기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괌을 겨냥한 중국의 CJ-20 미사일 등 공격에 대비해 아이언 돔 1기를 최근 배치해 시험운용 중이며, 나머지 1기는 본토에 보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아이언 돔이 실전배치되기에 적합한 장소로 한국을 꼽았다. 팔레스타인과 북한의 무기체계가 비슷하고, 이스라엘과 한국이 가까운 거리에서 적과 대치 중이라는 점이 유사하다는 게 근거다.

이스라엘의 단거리 지대공 방어체계인 아이언돔 요격 미사일이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이 이스라엘 남서부 지중해연안 아슈켈론으로 쏜 로켓을 요격하고 있다. 사진=예루살렘 포스트

전문가들은 아이언 돔이 북한의 위협에 효과적인 대응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12일 VOA 전화통화에서 "아이언 돔의 한국 배치가 북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언 돔은 서울을 비롯한 한국 전역을 겨냥한 북한의 압도적인 포 공격에서 한국을 방어할 수단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팔레스타인을 훨씬 능가하는 압도적 규모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아이언 돔 등의 미사일 방어 기능이 향상되고 어느 정도 역량을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핵심은 이것이 '실버 불릿(Silver Bullet)' 즉, 마법은 아니며 심지어 서울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 지역에 순식간에 광범위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구경 600mm, 사거리 400km 이상의 대구경 방사포를 비롯해 다연장 로켓 발사대 등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북한 장사정포는 이론상 1시간에 1만 6000발을 을 퍼부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랜드연구소의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VOA에 아이언 돔이 한반도에 배치되더라도 제한된 지역만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언 돔은 한 포대 당 한 번에 40발의 요격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어 주한미군이 배치된 특정 지역 보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아이언 돔이 상당 규모의 주한미군이 주둔한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Camp Humphreys)와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Camp Casey)를 지키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베넷 선임연구원은 "아이언 돔 배치의 한반도 배치는 가능한 일"이라면서 "미국과 한국 군 당국이 협상을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아이언 돔은 서울 이남의 모든 지역을 방어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어떤 곳을 보호할지 결정해서 배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