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러-우크라 긴장 고조에 상승… 브렌트유 장중 90달러

브렌트유 89.96달러, WTI 87.35달러

2022-01-27     박준환 기자

원유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브렌트유가 장중이긴 하지만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이후 7년여 만이다. 그만큼 유가 상승세가 강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군사긴장 고조에 따른 지정학상의 리크스크가 커지면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목전까지 치솟았다.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26일(현지 시각)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2.04%(1.75달러) 오른  배럴당 87.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배럴당 87.95달러를 찍어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장중 2% 넘게 뛰면서 배럴당 90.47달러로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오후 거래에서 상승폭이 줄었지만 90달러에 근접한 배럴당 89.9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CNBC는 "(원유) 수요가 반등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상의 긴장 고조로 공급이 더 빠듯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국제유가를 상승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CIBC프라이빗웰스의 레베카 바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 가능성이 유가 상승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기 전까지 원유 매수세는 강해질 것"이라며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올해 1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날 원유의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것 같지 않다면서도 시장의 팍팍한 수급상황을 감안하면 고려해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올해 3분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원자재 시장은 코로나19 충격 이후 역사상  낮은 가동중단에도 공급차질에 더 취약해지고 있다"면서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듯한 재고 수준과 낮은 생산여력, 탄력성을 잃은 셰일부문 등은 에너지 가격이 위쪽으로 크게 이동할 것임을 나타내는 만큼 포트폴리오 내 원자재 비중 확대 의견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가격이 지정학 프리미엄에 일부 반응할 수도 있지만  펀더멘털이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급도 부진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도 생사량 목표치를 맞출 만큼 증산을 하지 못할 정도로 증산 여력이 없다. 미국의 셰일부문 생산도 둔화됐다. 

미국 외환중개업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분석가는 CNBC에 "세자리 수의 국제유가를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할지가 즉시 나오는 질문"이라면서 "원유와 가스가 당장 무기로 쓰일 것 같지는 않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빠듯한 시장 수급상황을 본다면 유가를 크게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