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무역수지 94.7억 달러 적자…에너지·원자재 수입 증가 영향

2022-09-01     박준환 기자

우리나라 수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등의 가격 상승으로 수입이 크게 늘고 중간재 수입도 증가하면서 무역수지(수출입차)가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하고 있다.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85억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29.9%로 3분의 1에 육박했고 반도체와 수산화리튬, 니켈-코발트 수산화물을 포함한 정밀화학원료 등 원부자재 수입도 크게 증가하면서 수입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주요 에너지 자원 수입추이. 8월 원유와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1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66억7000만 달러, 수입은 661억5000만 달러로, 수출입차인 무역수지는 94억7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수출은 지난해 8월(532억 달러)에 비해 6.6% 증가했다. 수입은 28.2% 급증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6년 만의 최대다. 

수출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주요국의 통화긴축 정책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2020년 11월 이후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증가율은 6월 이후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15대 주요 품목 중에서는 석유제품·자동차·철강·이차전지가 역대 8월 기준 1위 기록을 경신하면서 증가세를 이끌었다. 석유제품의 수출은 113.6% 늘었고, 자동차와 이차전지는 각각 35.9%, 35.7%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수요약화, 가격하락 등 영향으로 7.8% 감소했다. 이는 26개월 만의 첫 감소다. 

산업부 관계자는 "신규 CPU 출시 지연과 그동안 축적된 재고 등을 감안할 경우 가격 하락세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함께 석유화학·무선통신 등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약세 등의 발생으로 수출이 줄었다.

수입은 에너지·원자재 등의 증가 영향으로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600억 달러대를 유지했다. 특히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지난해 8월(96억6000만달러)에 비해  91.8% 증가한 185억2000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원유가 105억 4700만 달러로 지난해 8월에 비해 73.5% 증가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직접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8월 배럴당 69.3달러에서 올해 8월에는 96.6달러로 39% 증가했다. 7월(103.1달러)에 비해 6.3% 하락한 게 원유수입액 감소에 기여했다.

원유 도입단가와 도입 물량. 사진=산업업통상자원부

도입물량은 9430만 배럴로 지난해 8월(7800만 배럴)보다 20.9% 늘었지만 7월(9820만 배럴)보다는 3.9% 감소했다.

가스는 50억 3000만 달러로 117.1% 늘었고 석탄은 29억 4100만 달러로 133.1%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입액은 23억 800만 달러로 5.7% 늘어났다.

산업부는 "8월은 폭염 등으로 에너지 수요가 확대되면서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26.1%)와 수산화리튬, 니켈-코발트 수산화물을 포함한 정밀화학원료(82.8%) 등 원부자재 수입도 크게 증가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계속되는 대규모 에너지 수입 증가 등으로 5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발생했다"면서 "지속되는 높은 에너지 가격과 주요국 긴축정책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와 중국의 성장세 회복 지연, 수요약화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이 우리 수출증가세 둔화와 수지 악화를 유발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정부는 최근 무역적자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31일 발표한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범정부적으로 추진하는 등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확대를 통해 무역수지가 개선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