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삼성' 속도 낼 신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재용 회장 "세상에 없는 기술 투자" 강조

2022-10-27     박준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세상에 없는 기술 투자'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용 시대'를 상징할 삼성의 신사업 영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은 반도체·바이오·차세대 통신·신성장 IT(정보통신) 등에 5년 동안 45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바이오 분야의 삼성바이로직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놓은 삼성바이로직스가 100만 원 황제주에 등극할지에 투자업계의 이목입 집중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이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이재용 회장은 27일 삼성전자 이사회의 회장 승진 의결 직후 사내게시판에 소회와 각오가 담긴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는 이 회장이 앞서 지난 25일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모식 후 만난 사장단에게 밝힌 내용으로 특히 기술을 강조해 주목을 끌었다. 

이재용 회장은 당시 "경쟁의 대열에서 뒤처지지 않은 건 경영진 여러분과 세계 각지에서 혼신을 다해 애쓰신 임직원 덕분"이라면서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은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기술 우선주의를 강조했다. 또 지난 17일 국제기능올림픽에서도 "일찍부터 기술인의 길을 걷기로 한 젊은 인재들이 기술 혁명 시대의 챔피언이고 미래 기술 한국의 주역"이라면서 "한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젊은 기술 인재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중시' 경영은 삼성의 성장 원동력이었다. 삼성의 주력 사업 모두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회장 승진을 통해 '뉴삼성'의 시작을 알린 상황에서 첫 메시지로 기술을 강조한 것은 선대의 '기술 중시'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이재용 시대'를 뒷받침할 신사업을 발굴하는 게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이병철 창업주는 전자 산업에 새롭게 진출하며 지금의 삼성전자 기반을 다졌고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와 모바일, TV 등을 성장시켜 '글로벌 삼성' 시대를 열었다. 이재용은 어떤 신기술을 선보일까가 한국은 물론 전세계의 초미의 관심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당시 부회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이재용 회장이 지난 8월 5년 동안 반도체·바이오·차세대 통신·신성장 IT 등에 45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데서 그 윤곽이 드러나 있다. 투자 계획에 포함된 미래 먹거리 분야가 '이재용 시대'를 뒷받침할 핵심 사업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반도체는 메모리 초격차를 넘어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에 도전장을 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보다 더 큰 시장으로 꼽히는 팹리스(반도체 설계)·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을 강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재계는 '이재용 시대'를 상징할 사업으로 바이오를 가장 많이 언급한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제2의 반도체'로 바이오산업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은 회장 승진을 앞둔 지난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을 방문해 바이오를 육성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내기도 했다.

이미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삼성은 IT, 의학, 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격적인 투자로 출범 10년 만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세계 1위를 달성했다. 글로벌 20대 제약회사 가운데 12곳을 고객사로 유치해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CDMO)하고 있다. 부분 가동을 시작한 제4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2023년에는 생산 능력을 총 60만리터까지 확대,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 우위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4공장 건설로 기존 공장 부지를 모두 활용함에 따라 오는 2032년까지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 원을 투자해 약 36만3600㎡(약 11만 평) 규모의 '제2캠퍼스'를 조성하고 이곳에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 바이오 분야 '초격차'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비 49.7% 늘어난 6746억 원과 86.3% 증가한 3114억 원을 달성했다.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 에 비해 매출액은 17%, 영업이익은 29%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다. 환율 효과가 좋은 데다 1~3공장이 풀(Full) 가동을 기록했으며 수익성 좋은 품목 비중 확대에 따른 믹스(Mix) 개선,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포함한 완제의약품(DP) 매출 증가가 반영됐다.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730억 원(전년대비 93.7% 증가), 3247억 원(전년대비 94.0% 증가)을 기록했다. 신한금투는 4분기 별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8.7% 늘어난 6607억 원, 123.7% 증가한 2877억 원으로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별 생산능력

증권사들도 호평하고 있다.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는 가운데 목표가를 유지하거나 상향하고 있다. 현재 87만 원대인 주가에 비해 목표가는 120원대로 높다. 

신한투자증권의 이동건 수석연구원은 삼성바이오릭스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가 120만 원을 유지했다. 유안타증권은 앞서 지난 18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눈높이를 올리며 목표주가를 기존 108만 원에서 112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에피스 연결 영향, 실적 추정 상향, 금리 인상에 따른 할인율 변화를 고려해 목표주가를 상향했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33.6% 웃돌았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20만 원을 유지했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호실적의 원인은 제품믹스(고마진) 영향, 긍정적인 환율 효과, DP 매출 증가, 마일스톤 유입"이라면서 "3분기 강달러 기조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 양사 실적에 긍정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작용하며 3분기 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15만 원을 유지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환율과 비용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돼,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환율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87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