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 안정, 선진국 대비 가장 좋아"...기준금리는?
국회 출석, "물가 중심 통화정책 지속하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현재 물가가 목표 수준보다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계속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 물가(상승률)가 잠시 2%대를 보일 가능성은 있지만 연말까지는 3%대에 남아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해 향후 물가 상승률 전망에 대한 질문에 "(한국이) 다른 어느 선진국에 비해서도 물가 안정은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 물가와 관련해서는 (4월 상승률이) 3.7%로 떨어졌고, 앞으로 하향하는 트렌드를 당분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통계청은 지난 2일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10.80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3.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이는 지난해 2월(3.7%) 이후 가장 낮은 상승 폭이며, 3월 상승률(4.2%)보다 0.5%포인트 낮은 것이다.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5월(5.4%) 5%대로 올라선 이후 6월(6.0%)·7월(6.3%)에는 6%대까지 치솟았고, 8월(5.7%) 이후 올해 1월(5.2%)까지 5%대를 유지했다. 2월(4.8%) 비로소 4%대로 떨어졌다.
한은은 이 같은 물가수준을 감안해 지난 2월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한데 이어 4월까지 2차례 연속 동결했다. 시장은 2021년 8월 이후 약 1년 반 동안 계속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2~3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4.75~5.00%에[서 연 5.00~5.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한미간 기준금리 차이는 1.75%포인트로 벌어졌다.
이 총재는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1.75% 포인트로 벌어진 것의 영향을 묻자 "환율에 주는 영향은 몇 달 전부터 반영이 됐고, 미국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상 투자 성향을 바꾸는 데도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거나 인하 시그널을 주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금융당국이 은행 예금과 대출 이자율 상승을 막아 통화정책 영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물가가 예상대로 떨어진다는 것은 지금까지 했던 금리 상승이 효과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통화정책 유효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우리 경제 성장률 하향조정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 총재는 "지난번에 (성장률을) 1.6%로 전망했는데 (이번에) 소폭 낮출 것"이라면서 "그런 면에서 소비도 줄겠지만 저희가 생각하는 상저하고(흐름)가 완전히 안 일어난다고 생각하기에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