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로 나온 BOJ…"풍부한 자금 공급할 것"

구로다 BOJ 총재 이례적 담화문 발표

2020-03-02     이정숙 기자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대에 따른 경제 대책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간다.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사진=아사히신문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2일 담화문을 내고 "최근 국내외 금융 자본 시장에서는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확대로 경제의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강해지고 불안정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일본 은행은 향후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적절한 금융 시장 조정과 자산 매입을 통해 풍부한 자금과 금융 시장의 안전 확보에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의 담화문 발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주말에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긴급 성명을 발표하면서  미일간 금리차 축소에 따른 엔고 · 달러 약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자 선제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BOJ 총재가 예정이 없이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2016년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확정된 브렉시트(Brexit) 투표 이래 약 4년 만이다.

현재 BOJ는 매년 80조엔에 이르는 국채 매입과 6조 엔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고 있다.

BOJ는 여기해 더해 이날부터 금융기관으로부터 2주간 국채를 매입해 5000억 엔을 공급하는 공개시장조작을 약 4년 만에 실시한다고 밝혔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구로다 총재 발표 이후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107엔 대 후반까지 하락한 엔달러 환율(달러 가치 하락, 엔화 가치 상승)은 소폭 하락폭을 축소해 108엔까지 올라 107엔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국채 금리가 시간 외 시장에서 사상 최저치인 1.05%를 경신하며 미일간 금리 차가 좁아지자 엔 ‘매수’, 달러 ‘매도’ 움직임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쿠로다 총재의 담화가 있었지만 외환시장이 재료를 삼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수입을 주로 하는 일본 기업들로부터 엔 매도세가 나오면서 엔화 가치 상승은 제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환시장과는 달리 주식시장은 환호했다. 한때 300포인트 넘게 빠진 닛케이225평균주가는  구로다 총재 담화문 발표 이후 상승세로 반전, 2만1322.65엔으로 전 거래일 대비 234.91엔(1.11%) 상승한 채 오전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Fed 의장이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를 시사한 데 이어 BOJ도 적극 부양 의사를 밝히자 안도감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