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리오 "코로나19 기업손실 12조 달러"

2020-03-20     이정숙 기자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 공동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는 중국 우한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따른 기업손실이 12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앞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이번 코로나19 충격에서는 방향을 잡지 못해 손실을 입었다고 고백했다.

브릿지워터의 운용자산은 1600억 달러로 달리오는 45년 전 공동 창업했다.

레이 달리오 브릿지워터 공동창업자 겸 펀드매니저(왼쪽)와 에릭스위안 줌 블로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줌 블로그

달리오는 최근 미국 CNBC 인터뷰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은 이전에는 없는 일이며, 위기"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달리오는 "정부가 더 많은 지출할 필요가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파산할 것이며 미국 기업들도 최대  4조 달러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책 규모는 대출 보증과 신용공여와 같은 금융 구제안에 달려있겠지만 최소 1조5000억 달러에서 2조 달러에 이르러야 한다"고 말했다. 달리오는 "이자율이 이미 바닥을 쳐 중앙은행들이 통화 정책을 완화할 여지가 줄어 정상의 방법으로 경제를 자극할 능력이 없다"고 단언했다.

달리오는 "우리는 부채 재조정과  부채의 가치창출화의 시점에 도달했다"면서 "우리는 달러가기차 평가절하된 1930년대와는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리오는 앞서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달리오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에 위험을 줄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후회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해 큰 이득을 남기고 월스트리트에서 전설의 자자로 명성을 날린 그였지만 코로나19 창궐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달리오는  지난해 11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에 반박하는 트위터를 올리기도 했다.

당시 WSJ이 달리오의 브릿지워터가 2020년 3월 전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할 것이라며 15억 달러를 베팅했다고 보도하자 달리오는 트위터에서 "이는 잘못될 것"이라면서  "이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브릿지워터는 주식시장이 하락할 것이라는 그런 베팅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그렇게 베팅했다면 그는 2008년에 이어 또 다시 전설이 될 수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