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기사회생하나...1.8조 양극재 공급 계약
포스코그룹 소재 계열사로 전기차 이차전지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을 하는 포스코퓨처엠이 1조 8000억 원 규모의 양극재를 수주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 수요정체) 탓에 생긴 수요 감소로 매출감소, 주가 하락에 고전해온 포스코퓨처엠이 기사회생하는 기회를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NCM(니켈코발트망간) 단결정 양극재와 흑연기반 음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포스코퓨처엠은 11일 오후 1조8454억 원 규모의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액은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매출의 38.8%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은 이날 달러화 기준으로 체결됐으며 포스코퓨처엠은 종가 환율을 적용해 원화 기준 거래액을 공시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차전지 제조사인 고객사와의 비밀 유지 합의에 따라 계약 상대방과 계약 기간 등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포스코퓨처엠의 1조8400억 원대 수주 소식은 12일 주식시장에서 포스코퓨처엠 주가를 끌어올릴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퓨처엠은 전날에 비해 8.93%(1만8000원) 오른 2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2월 광양에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공장을 착공하는 등 공급 확대에 나섰지만 전기차 캐즘에 따른 수요 부진에 수주가뭄에 시달렸다. 전기차 수요 부진에 배터리 제조사들이 신규 투자를 줄이거나 공장 증설을 미루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후폭풍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3월 장인화 회장이 취임한 이후 저수익 사업 120여 개에 대한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포스코퓨처엠도 최근 중국 화유코발트와 포항에 설립하기로 한 전구체 공장을 철회하며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1조 원이 넘는 양극재 공급 계약을 따냈다는 점은 포스코퓨처엠에는 용기를 북돋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 원자재에 대한 신규 투자 기회도 활발하게 모색하고 있다.전기차 캐즘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투자 경쟁도 완화된 지금이 오히려 원자재 공급망을 구축하기에 적기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3일 호주 광업 회사 '블랙록마이닝(BRM)'과 4000만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고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도 신규 리튬 광산에 투자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광산들을 살펴보고 있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 총괄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튬 가격이 (1㎏당) 10달러를 조금 넘는 지금이 새로운 광산이나 염호를 잡을 절호의 타이밍"이라면서 "칠레 (염호 개발 사업) 입찰에 참여하는 상황이고, 호주에서 새로운 광산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괄은 "이차전지 소재는 신성장 사업이기 때문에 그룹에서 진행하는 매각 등 사업 조정과는 관계가 없다"면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추진할 동력은 아직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