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상승에 실적 골병드는 회사...세금선 생산하는 엠케이전자

한국토지신탁, 동부건설 지수회사 격

2024-10-18     박준환 기자

국제 금값 상승으로 희색이 만면한 회사가 있는 반면, 골병드는 회사가 있다. 고려아연과 LS MnM은 각각 아연고 구리 제련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로 금을 생산해 고가에 판매해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다. 반면, 이들 기업으로부터 금을 원재료로 구입하는 회사는 가격 상승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엠케이전자는 그런 기업 중 하나다.

엠케이전자의 길이별 본딩와이어 제품

엠케이전자는 반도체용 본딩와이어(세금선)와 솔더볼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인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본딩와이어 소재가 금이다. 솔더볼의 주 원료는 주석이다. 엠케이전자는 금을 이용해 가는 반도체 리드프레임과 실로콘 칩을 연결하는 가는선인 본딩와이어를 생산한다. 금값이 오르니 비용부담이 커지고 수익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엠케이전자 로고. 사진=엠케이전자

엠케이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상반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며, 상반기 전체 매출 3577억 3900만 원의 대부분인 92.69%가 본딩와이어 매출이었다. 솔더볼 매출은 3.54%에 그친 136억 6600만 원에 불과했다.

본딩와이어 캐출액에서 원재료인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컸다. 상반기 금 매입액은 3272억 2800만 원으로 전체 매입액의 99.14%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솔더바 매입액으로 전체의 0.86%인 2억 8500원에 불과했다. 

이는 금값 상승이 오른 결과였다. 엠케이전자가 구입한 금값은 상반기 평균 온스당 2217.69달러로 지난해 연평균 1958.39달러, 2022년 연평균 1801.38달러와 견줘 크게 올랐다.

국제금값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 중동을 비롯한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확충 수요 등에 따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로 금액이 표시되고 거래되는 국제 금값은 미국달러 가치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18~19일 통화정책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리는 '빅컷',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75~5.0%로 내려갔다. 달러가치 하락으로 금값은 상승 동력을 얻었다.

최근에는 달러 강세에도 이스라엘과 레바논간 전쟁, 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 가능성 등 중동리스크 고조로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 금 선물은 전날에 비해 0.6%(16.2달러) 오른 온스당 270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장중 일시 2712.7달러까지 치솟으며 3주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문제는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동 갈등과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Fed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다. 엠케이전자의 원재료인 금매입 부담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엠케이전자의 경영부진은 엠케이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엠케이전자는 한국토지신탁과 동부건설의 주요 주주다.엠케이전자는 한국토지신탁 지분 11.21%를 갖고 있고 엠케이전자가 100% 소유한 투자회사 엠케이인베스트먼트도 24.2%를 갖고 있다. 즉 한토신은 엠케이 자회사인 것이다. 

동부건설은 한국토지신탁과 사모펀드 운용사인 키스톤에코프라임투자가 각각 87%, 13% 지분을 가진 키스톤에코프라임이 56.22%를 갖고 있다.

결국 엠케이전자의 부실은 계열사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차정훈 회장은 회사 이름을 내건 한국프로여성골프대회(KLPGA) 대회를 열기는 했지만 엠케이전자를 비롯한 동전주로 전락한 주요 계열사들의 부진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금값 상승이 반드시 좋은 일은 아니라는 점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엠케이전자의 대주주는 오션비홀딩스로 지분율은 23.80%다. 이어 신성건설 6.60%, 차정훈 엠케이그룹 회장 5.03%를 갖고 있다.  차정훈 회장은 신성건설을 발판삼아 엠케이전자, 한국토지신탁, 동부건설을 차례로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는데 성공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