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갈등에 대체공급국으로 떠오른 일본 티타늄 산업

도호티타늄, 도쿄티타늄, 오사카티타늄, 코벨코 등 성업 중

2024-12-02     박태정 기자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일본 티타늄 산업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러시아산 티타늄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서방 기업들이 대체 공급처로 일본을 주목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티타늄은 무게는 철의 60% 수준일 만큼 가볍지만, 강도는 약 두 배이며 인체에는 무해한 금속으로 크롤공정으로 생산한다. 사염화티타늄을 스펀지로 만든다음 주조해 잉곳으로 만들어 가공해 아 항공기 엔진과 경량 기체 구조용 소재, 의료 장비, 산업 설비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러시아는 전 세계 티타늄 스펀지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 

일본 티타늄 업체 도호(동방) 티타늄의 티타늄 스펀지 제품. 사진=토호티타늄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는 1일 일본이 미국과 러시아 긴장 속에 대체 티타늄 공급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는고베제철 자회사로 1949년부터 티타늄을 생산한 코벨코를 비롯,  오사카 티타늄 테크놀로지스, 도호(동방)티타늄, 도쿄 티타늄 등이 고품질 티타늄을 생산하고 있다. 도호티타늄의 경우 티타늄 광석에 든 산화티타늄을 염소와 반응시켜 사염화티나늄을 생산한다. 염소는 환원과 분해 공정의 부산물인 염화마그네슘을 전기 분해해 회수한다. 후속 증류공정에서 불순물의 양을 거의 제로(0) 수준으로 줄여 고순도 티타늄을 생산한다.  

미국 지질학회(USGS)에 따르면, 일본의 티타늄 스펀지 생산량은 2023년 기준 6만t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생산량이 2021년에 비해 약 20% 증가하며 서방 기업들의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오사카 티타늄의 티타늄 잉곳. 사진=오사카 티타늄 홈페이지

일본 티타늄 기업들은 생산 설비 확충과 품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오사카 티타늄'은 아마가사키 공장을 활용해 현재 4만t인 스펀지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25%(10만t) 늘린 연 5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자금 약 330억 엔(미화 2억 18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정부 보조금 약 80억 엔을 활용할 계획이다. 

자금은 넉넉해 보인다. 오사카 티나늄은 올해 상반기(4~9월 말) 매출 262억 엔, 영업이익 63억 엔, 순익 35억 엔을 올린 일본의 대표 티타늄 기업이다. 오사카 티타늄은 티타늄 제품 가격 상승과 일본엔화 약세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4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도호 티타늄은 보잉 파업에 따른 단기 수요 감소에도 장기 수요 증가 증가에 대비해 생산량 확대를 검토 중이다. 토호티타늄은 회계연도 상반기(4~9월 말) 매출 438억 엔, 영업이익 24억 엔, 순익 15억 엔을 낸 회사다. 매출액의 대부분은 티타늄으로 328억 엔이었고 나머지가 촉매(48억 엔)와 화학제품(62억 엔)이었다. 

도호티타늄이 생산하는 고순도 티타늄. 이 티타늄은 반도체 필름용 스퍼터링 타겟 소재로 사용된다. 사진=토호티타늄

일본산 티타늄은 품질이 우수하고 안정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방 기업들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보잉은 이미 러시아산 티타늄 구매를 중단하고 일본 등 다른 국가로부터 티타늄을 조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티타늄 수출은 급증하고 있다.올들어 9월 말까지 미가공 티타늄 수출 가격은  kg당 1614엔으로 2021년에 비해 약 70% 상승했다.  토호 티타늄은 내년도 가격 인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토호티타늄은 회계연도 상반기 보고서에서 "주요 고객사들과 하반기에 가격을 인상하는 것과 관련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러 갈등 장기화와 항공 산업 성장으로 티타늄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일본 티타늄 산업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