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RA 보조금에 연명하는 LG엔솔 실적...보조금 제외시 4분기 연속 적자
3년여 만에 분기 적자 기록
LG그룹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극히 나쁜 실적을 받아들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영업이익에서 제외하면 4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실적부진에 주가는 5.7%대 하락중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올해를 '미래 성장을 위한 전환점'으로 삼고 있는데 전기차 캐즘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 배터리 업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25조6169억 원, 영업이익은 5754억 원을 달성했다고 9일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24.1%, 영업이익은 73.4% 각각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6조4512억 원, 영업이익 2255억 원 적자를 냈다. 4분기 실적은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19.4%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분기 적자를 낸 것은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3년여 만이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 EV' 리콜 이슈로 충당금 6200억 원을 설정하며 3728억 원의 적자를 냈다..
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4분기 37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을 제외한 영업손실은 6028억 원에 이른다. 보조금 제외시 적자가 난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4분기 연속이다. 1분기에는 316억 원, 2분기에는 2525억 원, 3분기에는 17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보조금 제외시 연간 적자 규모는 9046억 원에 이른다. 누적 AMPC는 1조4800억 원이다.
AMPC는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 기술의 제조를 촉진하기 위해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미국 정부 지원책이다. 북미에서 배터리 생산 시 셀 1킬로와트시(kWh) 당 35달러, 모듈 10달러를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현지 생산이 늘어날수록 보조금 규모가 커지는 구조다.
특히 지난해 4분기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은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물량 감소, 메탈가격 하락에 따른 판매가격 추락, 고수익성 제품 출하 비중 감소 등이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부터 전사 차원의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연구개발(R&D) 경쟁력 제고, 제품·품질 경쟁 우위 보, 구조적 원가 경쟁력 강화, 미래 기술·사업 모델 혁신 등을 추진하고 단기 비용 절감 활동도 벌이기로 했다.
아울러 46시리즈와 리튬인산철(LFP), 각형 등 새 폼팩터 채용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생산공장 호환성 강화와 매각 등 자산 효율화 등의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인사에서 유임되며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동명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김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사업 환경도 매우 어렵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도전적인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예상치 못한 비바람이 몰아칠 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잠시 멈춰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며 "시장 변화에 맞춰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조직 체계와 비용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자"고 당부했다.
실적 부진에 주가는 하락했다. 이날 오후 2시42분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에 비해 5.76%(2만1500원) 내린 35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들어 3일부터 5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