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구리...칠레·캐나다·페루·멕시코 등 대미 수출국 비상

트럼프. 구리 수입 국가안보 영향 조사 지시.

2025-02-26     박태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구리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하며 관세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금속 분야로까지 관세전쟁이 확대할 가능성이 커졌다. 구리는 경제 풍향계로 간주돼 구리에는 '박사금속(닥터 코퍼)'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구리는 전기차와 방산소재 등 전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세 부과에 따른 공급차질은 큰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캐나다 자원기업 테크리소시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하일랜드 밸리 구리 사업장 전경. 사진=테크리소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미국의 구리 수입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를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특정 부문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백악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 조치가 미국 구리 산업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철강과 루미늄 산업과 마찬가지로 미국 구리 산업은 국내 생산을 공격하는 글로벌 행위자들에 의해 파괴됐다"면서 "관세는 우리의 구리 산업을 재건하고 국가 방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세율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미 행정부가 2018년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25% 추가 관세를 기준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 대상에는 구리 원광뿐 아니라 구리선(전선), 가공 제품, 재활용 구리(고철)까지 포함된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 약 160만t의 정제 구리를 소비했다. 미국은 전선에서 태양광 패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구리의 45%를 수입에 의존한다. 미국은 세계 5위의 구리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정련 기술과 생산능력이 크게 뒤져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칠레가 미국에서 쓰는 구리의 최대 공급자로 미국 수입량의 35%를 공급하고, 캐나다(25%)와 멕시코(8%)가 그 뒤를 잇는다. 2023년 기준 구리 수출국(제련품)은 칠레가 수출 1위, 페루가 2위, 인도네시아가 3위이며 미국은 10위, 한국은 13위다.

광산 채굴 구리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은 구리 정련, 가공을 주도하고 있다. 

칠레 구리 생산업체 코델코의 공장 내부 모습. 사진=코델코

시장조사회사 벤치마크 미너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미국은 지난해 정련 구리 76만7000t을 수입했고 지난해에는 9월 말까지 69만 1000t을 수입했다. 칠레산이 1위, 캐나다산이 두번 째로 많다.그다음이 페루산이다. 캐나다산과 멕시코산 구리  수입품은 각각 12만 8000t, 1만4000t으로 2023년 총수입 구리의 16%를  차지했다. 캐나다는 또 구리와 구리 합금 반제품도 수출했다. 2023년도 총 수출의 42%인 20만 7000t을 기록했다.캐나다산 구리 반제품들은 미국의 구리 와이어 로드(동선봉) 용으로 캐나다산 반제품은 미국 와이어 로드 수요의 80%를 채운다.

관세 부과시 캐나다산과 멕시코산 구리는 가격 경쟁력을 잃을 것이며 따라서 미국은 정광은 칠레에서,반제품은 한국과 일본, 인도 등지에서 수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지난해 구리제품 5억7000만달러 상당을 미국에 수출했고, 4억3000만달러 어치를 미국에서 수입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