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스텐 가격, 중국 수출 통제로 12년 사이 최고치
중국이 핵심 광물 수출을 제한하면서 텅스텐 가격이 2013년 이후 12년 사이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텅스텐은 모든 원소 중 녹는점이 가장 높은 금속으로, 다이아몬드 만큼 단단하고 밀도가 높으며 전기와 열을 잘 전달한다. 내구성이 뛰어나 항공기 엔진 부품부터 반도체 제조용 도가니, 전차 포탄의 장갑 관통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군수물자 수요가 급증하고 반도체 금속 배선공정의 육불화텅스텐(WF6) 수요도 지속 증가하면서 공급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내 텅스텐 관련기업으로는 연간 1200t의 육불화텅스텐 생산능력을 갖춘 SK머티리얼즈와 몽골의 텅스텐 광산 지분 65%를 보유한 비엘팜텍, 국내 유일의 페로 텅스텐 업체 '볼텍코리아'를 인수해 텅스텐 사업부 경주공장을 운영하는 동국산업, 코스닥 상장사 CBI의 관계사로 울진쌍전광산을 개발 중인 지비이노베이션 등이 있다.
16일 캐나다의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인이닷컴 보도에 따르면, 유럽 현물 시장에서 텅스텐 가격은 중국 수출 통제로 12년 사이에 최고치로올랐다. 이는 텅스텐을 만드는 주요 중간 원료인 파라텅스텐산 암모늄(APT) 값이 1 t당 400달러로 오른 결과다. 이는 2월보다 18% 오른 수치다.
덕분에 텅스텐을 생산하는 캐나다 광업기업 알몬티인더스트리스의 주가는 이날 4.6% 올랐고 시가총액도 6억 8800만 캐나다달러(미화 4억 9200만 달러)로 불어났다.
텅스텐 가격 상승은 중국이 올해 초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보복으로 텅스텐, 텔루르, 몰리브덴, 비스무트, 인듐 등 전략 광물 5종의 수출을 줄이고 할당량을 깎으면서 관련 금속 가격이 오른 데 이은 것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텅스텐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텅스텐 생산량 8만 1000t 중 84%인 6만7000t을 생산했다. 이어 베트남이 3400t(약 4%), 러시아가 2000t(약 2.5%), 북한 1700t(약 2%), 볼리비아(1600t), 르완다(1200t), 호주(1000t),호주(800t), 스페인(700t), 포르투갈(500t)의 순이었다.
중국이 채굴 한도를 줄이며서 공급 부족은 더욱 더 악화하고 있다.중국의 텅스텐 정광 생산량은 2019년 14만5000t에서 2023년 12만3000t으로 16% 감소했고 2024년에는 5만8000t으로 전년 대비 6.5% 또 줄었다. 이는 2021년 발표한 '중국텅스텐공업발전계획(2021-2025)'에서 제시한 연간 13만t 한도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중국텅스텐산업협회 관계자는 "고품위 광석 매장량 감소로 채굴 원가가 지속해서 상승하면서 공급 여력이 줄어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중국 수출통제로 글로벌 산업계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텅스텐 시장은 작은 시장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5년 텅스텐 상업 채굴을 멈춘 뒤 수입에 크게 기대고 있다.
이에 따라 서방권에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한국에서 텅스텐 광산을 운영하는 캐나다 광업기업 알몬티가 구세주가 될 전망이다. 알몬티는 한국 상동광산 재가동을 통해 2025년부터 연간 2500t 규모의 정광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상동 광산은 5800만t의 텅스텐이 매장돼 세계 텅스텐 공급의 50%를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국방용 텅스텐 산화물 공급 계약도 맺었다.
루이스 블랙 알몬티인더스트리스 회장은 "미국·유럽연합·한국 방위 수요 충당에는 문제없지만, 민간 시장까지 감당하기엔 생산량이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미국의 가디언메탈도 네바다주 템피유트 광산 인수를 통해 자국 내 생산 기반을 확보 중이다. 가디언메탈 올리버 프리젠 CEO는 "스크랩 재고가 바닥나면서 1차 생산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