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중앙은행 95% 1년 내 금 보유 늘린다"WGC 설문조사
지난 3년간 매년 1000t 매수...중국 인민은행이 주도
지정학 불안과 물가 상승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앞으로 1년 동안 금 보유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중앙은행들은 달러 중심의 외환보유액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금 보유를 늘려 지난 3년 동안 매년 1000t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값은 앞으로 당분간 계속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최근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 아래로 내려가 내년에는 2500~2700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빗나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같은 사실은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가 지난 2월25일부터 5월20일까지 세계 73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벌여 17일(현지 시각) 발표한 '2025년 중앙은행 금 보유량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이전 설문과 비슷하게 응답 중앙은행의 절대다수인 95%가 향후 12개월 동안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이 늘 것으로 내다본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 중앙은행의 43%는 자국의 금 보유량도 같은 기간 동안에 늘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2024년 29%에서 크게 오른 수치로, 조사 시작 뒤 사상 최고치다.
신흥시장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 의지가 강했다.신흥시장개발도상국(EMDE) 중앙은행 응답자의 거의 절반이 앞으로 12개월 동안 자국 금 보유량이 늘 것이라고 답한 반면, 선진국 응답자 중에서는 상대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중앙은행들은 5년 후 외환보유액 구성에서 금의 비중은 늘고 달러 비중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76%는 5년 후 총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24년 69%에서 오른 수치다. 응답기관의 3분의 2 이상은 미국 달러 비중은 줄고 유로와 인민폐는 늘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기관의 73%는 5년 후 달러 비중이 줄 것으로 내다본다고 답했다.
WGC는 "위기 때 금이 보이는 성과,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 물가 회피가 기능이 중앙은행들의 금 쌓기 계획을 이끄는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자 기사에서 지정학 우려와 제재 리스크, 미국 달러으 입지에 대한 염려로 중앙은행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금을 사도록 해 금은 유로를 제치고 달러 다음가는 제2의 준비자산에 등극했다고 평가했다. FT는 특히 1월 이후 금값은 30% 급등했으며 지난 2년 동안은 세계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성이 투자자들의 금 수요를 촉진했다고 덧붙였다.
외환보유액 관리 때 주요 고려사항으로는 금리 수준이 93%로 가장 높았고, 물가 상승 우려와 지정학적 불안이 뒤를 이었다. 신흥시장 중앙은행들은 물가 상승(84%)과 지정학적 상황(81%)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 중앙은행에서는 이 비율이 각각 67%와 60%에 그쳤다.
WGC는 "중앙은행들이 지난 3년 동안 해마다 1000t 이상의 금을 쌓았으며, 이는 이전 10년 평균인 400~500t에 견줘 크게 늘어난 것"이라면서 "지금 이어지는 경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준비금 관리자들을 압박하고 있으며, 믿을 수 있는 부의 저장고이자 오랜 준비금 관리 전략의 핵심 요소로서 금이 맡는 역할에 대한 확신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1분기 말 기준으로 중앙은행들은 244t의 금을 순매수했다. 이중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는 5월까지 7개월 연속으로 금을 순매수했다. 금 보유량은 4월 말 7377만 온스에서 7383만 온스로 불어났다. 미국 CNBC방송은 보유액 다각화 차원에서 세계 중앙은행은 올해도 1000t을 매수할 것이라고 지난 7일 보도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