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피어오르는 담뱃세 인상 논의...KT&G 주가엔 호재?

2025-08-03     박준환 기자

최근 임명된 보건복지부 장관의 담배가격 정책 변화 필요성 언급과 세수 결손으로 '담뱃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마지막 담뱃세 인상은 2015년 1월, 국회 통과는 같은해 11월 말이었다. 담뱃세가 인상되면 시차를 두고 KT&G의 주가가 판매가격을 반영하는 시차를 두고 상승한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KT&G 김천공장에서 잎담배를 가공라인. 사진=KT&G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 등으로  담뱃세 인상 논의가 피어오르고 있다. 

정은경 장관은 지난달 25일 인사청문회에서 최근 10년간 보건의료분야 주요 사건 10가지가 무엇인지를 묻는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의 질의에 2015년 담뱃값 인상을 꼽았다. 그는 "담배가격 정책을 통해 담배 소비 및 청소년 흡연율이 감소하였지만, 최근에는 정체 상태이며 신종 담배가 확산되고 있어 가격 및 비가격정책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부가 담배세 인상에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 흡연율 완화라는 명분에다 세수 보완이라는 실리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4월 발표한 '2024년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 판매량은 35억 3000만 갑으로 마지막 담배세 인상(2015년) 전인 2014년 43억 6000만 갑에 비해 19% 줄었다. 같은 기간 정부가 거둬들인 제세부담금은 7조 원에서 11조 7000억 원으로 67.1% 늘었다. 지난해 30조 원대의 세수 결손 사태를 빚은 만큼, 정부 입장에선 담배가격을 다시 조정할 유인이 충분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담배세는 담배 소비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담배 소비 억제와 더불어 재정 수입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주요 담배세에는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개별소비세, 부가가치세 등이 포함된다. 담배소비세가 1007원으로 가장 많고 개별소비세 594원, 지방교육세 443원으로 정해져 있다. 출고가격의 10%를 부과하는 부가가치세는 409원을 낸다. 여기에 건강증진부담금 841원, 폐기물부담금 24원, 연초생산안정화기금 5원이 추가로 붙는다. 

소비자가격 4500원짜리담배에는 3323원의 세금과 부담금이 포함돼 있다. 담배 한 갑 가격의 74%가 세금인 셈이다.  소비자가격 5000원인 에쎄스페셜골드의 세금은 67%인 3369원이다. 4000원짜리 디스는 82%인 3278원이 세금이다. 

전자담배에도 세금이 붙지만 금액은 적다. 전자담배의 담배소비세는 897원으로 일반담배보다 110원 적고 개별소비세와 지방교육세도 각각 529원과 395원으로 일반담배보다 65원·48원 적다. 건강증진부담금은 750원으로 일반담배에 비해 91원을 덜 낸다. 폐기물부담금은 똑같이 24원이지만 연초생산안정화기금(일반담배 5원)은 붙지 않는다. 따라서 4000원짜리 전자담배에는 세금과 부담금 2995원이 붙는다. 

지난 10년 간 소비자물가지수 변동 분만 감안하더라도 2025년 담뱃값은 약 1000원 인상될 요인이 있다는 게 한국세무학회 판단이다. 한국세무학회는 담뱃값이 약 1500원, 2500원 인상될 경우, 총수요는 각각 19%, 32%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가 담뱃값을 마지막으로 올린 것은 지난 2015년이었다. 담뱃값을 갑당 2500원애서 4500원으로 큰 폭 인상해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 전례 없는 큰 폭의 가격 인상 탓에 2015년 국내 총담배수요는 전년 대비 22% 급감했다. 반면, 당시 세수 인상 분을 제외한 KT&G의 판매단가(ASP) 상승 분은 약 51원이었다. 이는 인상 전에 비해 7% 상승한 수치였다.

KT&G로고. 사진=KT&G 유튜브 캡쳐

KT&G 단독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 개선됐다. 일회성 이익(담뱃세 인상에 따른 재고평가차익)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9% 감소했다.

그간 정부 눈치를 봐온 KT&G는 정부 주도의 가격 인상을 반길 공산이 크다. 정부 움직임에 편승해 판매단가를 올리면 매출 증대를 꾀하면서도 회사가 가격을 인상했다는 비판 여론을 피할 수 있다. 주가 상승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당시 KT&G 주가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본격 반응했다.심은주 연구원은 "KT&G 주가는 2015년 1월,판가 인상이 반영된 이후 1개월, 3개월, 6개월 각각 5%,  18%,  25%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일 KT&G의 주가는 12만9100원, 시가총액은 15조 7593억 원으로 집계됐다.

KT&G의 최대 주주는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로 지분율은 8.01%이다. 이어 중소기업은행(7.79%), 국민연금공단(7.50%), GIC프라이빗(5.22%) 등의 순이다.  

심은주 연구원은 "마지막 담뱃세 인상 시점은 2015년 1월이고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2005년"이라면서 "과거 인상 주기를 감안하면 올해 초 인상을 단행해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