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붐 속에서 미국 기술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용 구리를 확보하기 위해 분주한 가운데 미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Amazon.com)도 남서부 미국 광산에서 직접 구리를 구매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와 구리 생산회사 뉴턴 등에 따르면, 아마존웹서비스(AWS)은 지난 1월 15일 존슨 캠프 광산(Johnson Camp Mine, 이하 JCM)에서 구리를 직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발표일로부터 2년간 유지된다. 계약금액이나 정확한 공급물량은 대외비처리됐다.
AWS는 JCM 광산에서 추출된 친환경 구리 생산업체 뉴턴(Nuton)사 구리를 구매하는 최초의 고객이 됐다. 리오틴토와 JCM을 소유한 거니슨 코퍼(Gunnison Copper, 옛 엑셀시어 마이닝) 합작 설립한 벤처기업인 뉴턴은 AI 인프라 성장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JCM은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동쪽으로 차로 한 시간 거리 약 65마일 떨어져 있는 광산이다. 트럭들이 광산에서 구리 광석을 현장 시설로 운반해 고순도의 구리판을 생산하고 있다. 본래 이 광산은 휴광 상태였으나 리모델링을 거쳐 2025년 8월 말부터 본격 상업 생산을 재개하고 9월부터 판매를 개시했다. 연간 약 2500만 파운드(약 1만 1340t)의 구리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다. 주요 생산물은 순도 99.999% 순도의 구리판(copper cathode)이다.
리오틴토의 벤처기업 뉴턴사 기술을 활용한 구리 생산은 2025년 12월 시작했다. 뉴턴은 박테리아를 이용해 화학 반응을 가속화하고 광석에서 더 많은 구리를 회수하는 생물학침출법(Bioleaching)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 덕분에 과거에는 얻기 힘든 황화광물에서도 구리를 추출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0%, 물소비량은 60% 각각 줄이고 있다.
습식 방식의 구리 생산은 구리 광석에 황산을 부어서 황산화물 용액을 만든다음 구리를 침출하고 침출액에 특수 유기 용매를 섞어 구리 성분만 농축하고 구리를 걸러낸 다음 전기를 흘려보내 음극판에 구리를 달라붙게 해 구리를 생산한다.
뉴턴은 향후 4년 동안 JCM에서 총 3만t 규모의 정련 구리를 생산할 계획이며 이중 바이오침출 기술로 약 1만 4000t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이 구매하는 구리는 파워 케이블과 트랜스포머, 회로기판에 이르는 컴포넌트에 쓰일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1곳을 짓고 운영하는 데 수만t의 구리가 필요한 만큼 이 번 계약물량은 아마존의 전체 구리 수요의 일부를 충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마존은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올해 자본 지출을 2000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다.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함에 따라 구리 수요도 더 증가할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하다.
AI 붐은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그 기반 전력 인프라에 직접 사용되는 구리 수요를 폭증시키고 있다. 최근 구리 가격은 1t당 약 1만 3000달러를 웃돌고 연평균 약 40% 상승한 것도 미국의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강력한 환경 규제와 복잡한 승인 절차 탓에 구리 공급 확대는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에서는 새로운 구리 광산을 개설하는 데 29년, 주요 구리 생산국인 칠레에서는 22년이 걸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캐나다의 퍼스트퀀텀미너럴스(FQM)의 코브레 파나마 노천 광산이 시민단체 반발을 수용한 대법원 판결로 조업이 중단되고 인도네시아의 노천 구리 광산인 그라스버그 구리광산이 산사태 사고에 따른 인명사고 후 조업이 중단되면서 글로벌 구리 시장은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S&P 글로벌은 2025년부터 2040년 사이에 전 세계 구리 수요가 50% 증가해 42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공급이 크게 증가하지 않으면 2040년에 1000만t의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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