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노르스크 하이드로(Norsk Hydro)가 중동의 합작법인 카탈룸의 알루미늄 판매에 대해 두 번째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13일 오일프라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노르스크 하이드로는 카탈룸 측이 마케팅·판매 대행 계약을 일방으로 종료 통보함에따라 객사들에게 알루미늄 제품을 예정대로 인도할 수 없게 됐다며 공식 통지문을 발송했다.
연산 64만 8000t 규모의 카탈룸 제련소는 노르스크 하이드로(지분 50%)와 카타르에너지 자회사인 카암코(QAMCO, 지분 50%)의 합작회사다.중동 전쟁 중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카타르 내 가스 공급이 끊기며 공장 가동이 중단돼 3월 초 1차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최근 가동률은 60%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번 사태는 중동전쟁의 직접 타격이 아닌 합작 파트너 간의 '상업적 계약 분쟁'에 때문에 생긴 것이. 즉 카탈룸 측이 노르스크 하이드로에 부여한 독점 판매·마케팅 권한 계약을 갑작스럽게 해지한 게 도화선이 됐다. 하이드로 측은 "이 결정을 수용할 수 없으며 철회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노르스크 하이드로 측은 "중동 사태가 해결되어 공장이 정상화되더라도, 이번 계약 분쟁으로 인해 현재 계약하의 알루미늄 인도는 전면 부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당분간 글로벌 고객사들의 물량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알루미늄 가격 자극 가능성이다. 지난 3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제련소 피격으로 인해 국제 알루미늄 시세가 4년 만에 최고치(1t당 3500달러 선)를 기록했다. 평화 협정 가능성이 거론된 시점에 터진 이런 내부 분쟁이 공급 불안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산하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 거래 현금결제 즉시인도 알루미늄가격은 11일 1t에 3498.50달러로 전날에 비해 0.27%(9.50달러) 상승 마감했다.
카탈룸과 카타르에너지 측은 해지 사유를 공식으로 아직 밝히지 않았으며, 노르스크 하이드로 역시 이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중동지역은 세계 알루미늄의 공급의 60%를 담당하는 최대 공급국인 중국에 이어 20%를 공급하는 중요한 공급망이다. 바레인의 알바는 중국을 제외하고는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로 연간 162만t의 제련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알루미늄 제품은 보크사이트 원광에서 알루미나를 채취한 다음 이를 정제해 알루미늄 잉곳으로 만들고 이를 이용해 캔과 고속철도 등에 쓰이는 제품으로 가공하는 절차를 밟아 생산된다. 보크사이트는 아프리카 기니에서 주로 생산하고 제련은 중동이나 중국에서 주로 한다.
잉곳이 생산되지 않거나 공급망 차질이 생기면 원광에서 제품에 이르는 전체 공급망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과 일본은 알루미늄 잉곳 등을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공급망 충격에 취약하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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