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전력통신 케이블 전문 기업 LS전선이 싱가포르에서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최근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 수주에 이은 낭보다. 이에 따라 수주잔고가 7조 원을 웃도는 등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LS전선은 국내 유일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과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상용화한 기업으로 530킬로볼트(kV)급 케이블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유럽에서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HVDC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글로벌 전력망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LS전선은 싱가포르 전력청으로부터 약 1400억 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17일 밝혔다. LS전선은 400kV(킬로볼트)와 230kV급 케이블을 공급한다. 싱가포르는 AI·클라우드 수요 확대에 대응해 친환경, 고효율 데이터센터 중심의 신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S전선은 LS에코에너지와 함께 지난 2010년부터 싱가포르 초고압 케이블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축적된 기술력과 사업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싱가포르 국가 전력망 구축에 참여하며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관계사와 협력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가온전선의 미국 자회사 LSCUS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수조원 대 버스덕트 장기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노후 전력망 교체와 AI 확산에 따른 전기화로 15년 이상 이어질 전력 인프라 수퍼사이클이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수년 후 공급 물량까지 선제적으로 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현재 수주잔고는 7조 원을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앞서 LS전선은 한국전력공사가 추진하는 동해안-수도권 HVDC 2단계 사업을 턴키로 수주했다고 15일 밝혔다. LS전선은 2024년 동해안-신가평 구간의 1단계 사업에 이어 이번 동해안-동서울 구간 2단계 사업에도 참여한다. 공급규모는 1단계 약 880억 원, 2단계 약 1460억원으로 총 약 2340억 원에 이른다.
LS전선은 지난해 9월부터 동해안-신가평 변환소까지 수도권 HVDC 1단계 지중구간에 도체 허용 온도를 기존 섭씨 70도에서 90도로 높여 송전 용량을 최대 50%까지 향상시킨 525kV급 고온형 HVDC 케이블을 공급했다.
LS전선은 유럽 전선업체들이 주도해 온 해저 HVDC 케이블 시장에 진출해 제주 2·3연계 사업과 북당진-고덕 1·2단계 사업 등을 수행했다. 해외에서도 독일 테넷이 추진하는 7조 원 규모 초고압 전력망 사업에서 단일 공급사 기준 최대인 약 3조 원 규모의 계약을 확보해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HVDC 케이블은 수백 킬로볼트(kV)의 고전압을 수십년 간 견뎌야 하는 만큼 공정 중 먼지 한 톨이라도 들어가면 폭발이 발생하기 때문에 먼지가 없는 클래스 100이하의 반도체급 클린룸 환경에서 제조한다.
굵은 구리나 알루미늄 와이어 수십 가닥을 기계로 꼬아서 틈새를 꽉 채운 하나의 두꺼운 도체 원통을 만들고 여기에 전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특수 절연재를 입히고 가공해 수십 킬로미터 단위의 케이블을 뽑아낸다. 절연층은 도체 표면에 내부 반도전층, XLPE절연층, 외부 반도전층 등 3개의 층을 동시 압출 방식으로 한번에 씌운다.
압출 직후 대형 타워(CCV) 내부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고분자 구조를 그물망처럼 묶어주는 가교반응(Cross-liking)을 거쳐 열에 견디는 성능을 극대화한다.
또 가교 공정 중 절연체 내부에 갇힌 메탄가스 등 부산물을 빼내기 위해 케이블 전체를 거대한 대형 오븐(가열실)에 넣고 며칠에서 몇 주간 열풍 건조한다. 이어 절연된 케이블 위에 수분 침투를 막는 납차폐층(Lead Sheath)을 씌우고 그 위에 부식을 막는 플라스틱을 입힌다. 해저케이블은 바다 밑 바위나 어선 닻에 찍히지 않도록 수십 가닥의 굵은 철선으로 감싸는 철선 외장(Amoring)을 추가한다.
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은 "AI 시대의 경쟁력은 결국 전력 인프라에서 나온다"면서 "LS전선은 AI 데이터센터 송전망부터 내부 배전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알림] 이 기사는 투자 판단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