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설립된 일본 중견 종합화학 기업으로 이산화티타늄 생산 분야 일본 1위 기업인 이시하라상교(石原産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서버에 필수로 탑재되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의 핵심 원료인 고순도 이산화티타늄 생산 능력을 두 배로 확대한다. 중국계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인공지능 부품 시장에서 80%에 이르는 독점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이다.
19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둔 이시하라상교는 일본 서부 미에현에 있는 자사 핵심 공장의 인프라를 크게 확장해 오는 2030년 4월부터 증산된 물량을 글로벌 공급망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총 39억 엔(한화 약 350억~360억 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2배로 확장하는 증설 작업을 단행한다. 이중 13억 엔은 첨단 소재 주권을 사수하려는 일본 정부의 보조금 인센티브로 충당된다.
고성능 인공지능 연산을 처리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전력 소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함에 따라, 서버 내부의 전류 공급과 전압을 정밀하게 안정화해 주는 MLCC의 탑재 대수 역시 수직 상승하면서 핵심 원료인 이산화티타늄 수요가 늘고 있는 데 따른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이산화티타늄은 페인트, 플라스틱, 화장품, 잉크 등에 백색 안료로 사용되는 광물로 이시하라상교는 '티파크(TIPAQUE)' 브랜드로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이시하라산업은 한국 주요 도료(페인트), 플라스틱 가공업체, 전자부품 제조사 등에 고품질 산화티탄과 기능성 원료를 오랫동안 공급해 왔다.
연간 생산능력은 사이지마 사일로와 욧카이치 공장 기준으로 16만 8000t으로 일본내 생산능력 1위이자 일본 이산화티타늄 시장의 33%를 차지한다. 환경부하가 낮고 기술장벽이 높은 염소법 제조공정을 일본 내에서 유일하게 도입해 고순도, 고품질 소재를 양산하고 있다. 원료인 일메나이트와 루틸 슬래그는 호주와 아프리카, 북미 등지에서 전량 수입한다.
초미세 고순도 이산화티타늄은 MLCC 내부에서 전기를 저장하는 핵심 유전층 원료로 사용된다. 고성능 고용량 MLCC일수록 유전층을 극도로 얇고 촘촘하게 쌓아 올려야 하므로, 입자가 균일하고 미세한 초고순도 이산화티타늄 제조 수율이 필수다. 생산량은 대외비다.
AI 서버에 탑재되는 정교한 균일 소재 분야에서는 일본의 기술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시하라상교 전자재료 부서 관계자는 "AI 서버용 고순도 소재는 해외 기업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시하라상교는 그동안 자동차와 스마트폰용 MLCC 시장에 원료를 공급해 왔으며 현재 물량의 50% 이상을 AI 서버용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AI 서버 소재 시장내 이시하라상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무려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시하라상교는 최근 3년간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급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23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말) 1384억 5600만 엔, 114억 9100만 엔에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말) 1548억 9700만 엔, 190억 7700만 엔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2%증가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이시하상교는 17일 2781엔으로 마감했다. 전날에 비해 2.83%(81엔) 하락했다. 주가는 올들어서 0.69%상승하는 데 그쳤다. 시총은 약 1123억 엔(한화 약 1조 원 안팎)으로 집계됐다. 주가 수익비율은 6.40으로 보유 기술력과 AI서버 공급망 독점력에 비해 매우 저평가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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