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보통신망의 핵심인 초고속 광통신과 첨단 의료용 레이저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소재인 희토류 에르븀((Erbium)) 가격이 중국의 수출 통제 재개 임박에 치솟고 있다.
광섬유 속을 지나며 약해진 빛(데이터) 신호를 에르븀에 레이저를 쏘아주면 신호가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된다. 치과나 피부과에서 흔히 쓰는 어븀야그 레이저의 핵심 원료다. 에르븀 레이저는 물에 매우 잘 흡수되는 특성이 있어, 피부 표면이나 치아 조직을 흉터와 통증을 최소화하며 미세하고 정밀하게 깎아내는 시술에 탁월하다.
에르븀 이온은 아름다운 분홍색을 띠기 때문에 고급 선글라스의 자외선·적외선 차단 렌즈나 인공 보석(큐빅), 특수 유리 공예품의 염료로 사용된다. 에르븀은 중성자를 아주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원자로 내부에서 핵분열 속도를 조절하는 제어봉의 재료로도 활용된다.
레어어스마이닝뉴스닷컴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금속시장(SMM)에서 벤치 마크 산화 에르븀은 8월 3일 현재 1t당 8만 1692달러(1kg당 약 81.69달러)로 7월(1t당 6만 9449달러)에 비해 약 17.6% 급등하면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7월에는 전달에 비해 22.5% 급등했다.
글로벌 광섬유 네트워크 확장에 힘입어 에르븀 첨가 광섬유 증폭기(EDFA)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영구자석용 희토류 시장에 비해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한 하방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수출 라이선스 규제로 서구권 구매자들에게는 조달 프리미엄이 가중되고 있어 에르븀 가격이 2019년 이전 수준 이상을 유지하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산화에르뮴 중국 내수 도매가는 1kg에 77~81달러 수준이지만,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될 때는 운임, 보험료, 수출 라이선스 비용 등이 더해져 이보다 높은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 레어어스마이닝에 따르면, 부가가치세 포함 중국 공장 인도 가격은 8만 21038달러에서 8만 2345.78달러 범위에 있다.
문제는 중국의 수출 통제 유예 시한이 곧 만료되는 만큼 가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10월 발표한 광범위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같은 해 11월부터 오는 2026년 11월 10일까지 일시 중단하기로 유럽연합(EU)과 합의했다.
유럽의회 연구처(EPRS)는 해당 조치는 완전히 철회된 것이 아니라 유예된 상태여서 시한이 다가올수록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에서 에르븀은 푸젠성 샤먼과 룽옌 등 중국 남부 지역의 점토층 광산에 부산물로 집중 매장되어 있으며, 국가 주도로 통합된 거대 국유기업인 중국희토그룹(China Rare Earth Group)이 생산과 공급망을 완전히 독점하고 있다. 샤먼텅스텐과 성허자원등도 생산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글로벌 핵심 광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주요 전략 광물의 정제·제련 분야에서 평균 70%를 웃도는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서구권의 에르븀 공급망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탓이다. 에르븀은 대부분의 중희토류(HREE) 함유 광상에 부산물로 회수가 가능한 수준의 농도로 존재하지만, 현재 상업적 규모로 가동 중인 서구권 전용 에르븀 생산 시설은 없다.
북미, 호주, 유럽 전역에서 중희토류 생산을 추진 중인 프로젝트들은 더 가치가 높은 디스프로슘, 테르븀, 홀뮴 생산과 함께 에르븀을 연쇄 공급원으로 공급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레어어스마이닝닷컴은 전했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 의존도 탈피를 위해 핵심원자재법(CRMA)의 신속한 이행을 통해 국내 생산과 재활용을 늘리고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정제·제련 시설 구축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중국산 희토류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레어어스마이닝닷컴은 "에르븀은 디스프로슘 등 자석용 희토류에 비해 가격 변동성은 낮으나 통신 분야의 성장으로 안정된 수요 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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