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구속된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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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구속된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은 누구?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5.1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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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대학 출신 회계사에서 시가총액 10조 원 기업 신화
지난해 자본시장법 등 위반 혐의로 집행유예···항소심 진행 중

코스닥 상장 이차전지 업체 에코프로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11일 법정구속됐다. 자회사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에코프로 신화'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주가는 근 7% 급락했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사진=에코프로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사진=에코프로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안승훈·최문수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벌금 22억 원, 추징금 11억872만 원도 함께 명령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들의 범행이 개별적인 점, 재산 등 이익은 전부 회수됐다는 점을 유리하게 봤으나 2심에서는 달리 평가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의 경우 범행 피해를 입은 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사후 피해 회복도 어렵다"면서 "기업 집단 총수로서 최종 책임자에 해당해 책임도 크다. 미공개 중요 정보를 2회에 걸쳐 이용해 11억 원의 부당 이득을 얻고 차명계좌를 얻어 수익을 은닉했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5억 원을 선고했다. 

이 전 회장은 2020년 1월부터 양극재를 만드는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공급계약 정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가기 전에 차명 증권계좌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매수한 뒤 되팔아 11억 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국내 1위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비엠 청주 오창 사옥 전경. 에코프로비엠은 에코프로 계열사다. 사진=에코프로비엠
국내 1위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비엠 청주 오창 사옥 전경. 에코프로비엠은 에코프로 계열사다. 사진=에코프로비엠

이 회장은 직장인에서 시가총액 14조 원 규모의 기업을 일궈낸 입지전을 쓴 인물인데 신화가 무너질 위기에 직면했다. 대구상고를 졸업한 이 회장은 주택은행 행원으로 취직해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야간에 다니며 꿈을 키웠다. 이 회장은  은행에서 대졸 학력을 인정받으려면 퇴사 후 재입사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퇴사하고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 산동회계법인 KPMG에서 근무했다.

이 회장은 지구 온난화와 같은 세계적인 환경 문제가 산업 구조를 바꿀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1998년 에코프로를 창업했다. 처음엔 환경 소재 사업과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케미컬 필터 등을 개발하다 2004년 정부의 '미래 성장동력 - 초고용량 리튬 2차 전지 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제일모직과 공동으로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전구체 사업을 시작했다.

2006년  제일모직이  양극재 기술과 영업권 에코프로에 매각하는 것을 제안한 게 성장의 계기가 됐다. 당시에는 배터리가 노트북, 공구 등 사용처가 제한돼 사업성이 낮다는 인식이 많았다.  이 회장은 2007년 관련 사업을 넘겨 받고 니켈계 양극소재 40t을 생산하는 설비를 준공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0여년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에서야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회사도 급성장했다. SK이노베이션 등 이차전지 제조사들과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승승장구한 이 회장은 불공정거래 의혹에 발목을 잡혔다. 이 회장은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에코프로의 중장기 공급계약 정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가기 전 차명 증권 계좌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매수한 뒤, 이를 팔아 약 11억 원 규모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5월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5억 원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과 금융위원회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 16∼17일 충북 청주 에코프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한국거래소가 이상 주식거래 징후를 발견해 금융위 특사경에 이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에코프로 주가는 6.78% 하락했으며 시가총액은 14조 76452억 원을 기록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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