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 … 금리 인상 사이클 끝?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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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동결 … 금리 인상 사이클 끝? "글쎄요"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5.25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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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에서 동결했다. 지난 2월 이후 세 차례 연속 동결로, 2021년 8월부터 시작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멈춰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 기조를 유지했다면서 연내 금리 동결을 점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한은은 25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이창용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한은은 25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이창용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에서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1월 기준금리를 3.50%로 인상한 뒤 2월과 4월 두 차례 연속 동결한 데 이어 이번에도 동결을 결정했다.

이로써 17개월 동안 기준금리 인상을 무려 3%포인트 끌어올린 한은의 가파른 긴축 사이클이 종료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지난달 3.7%로 한은의 예상 경로인 3%대까지 떨어졌으며,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5%로 내려가는 등 물가 상승의 둔화세가 뚜렷해져 물가를 잡기 위한 추가 인상의 명분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사진=한국은행

이번 동결 결정으로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폭은 1.75%포인트가 유지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다음달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현 5.00~5.25%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 1.75%포인트의 격차는 역대 최대 폭이다.

한은 금통위의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7월에 열린다. 이때까지 기준금리가 3.50%로 유지되는 가운데, 시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지를 놓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목표치인 2%대에 미치지 못하고,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은 4%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탓에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Fed가 한 차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는 가운데 한은이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한미 금리 역전 격차는 2.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은 한은에는 부담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확실하게 2%에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기 전까지 인하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상당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으로 동결했다"면서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원 6명 모두 최종 기준금리로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면서 "근원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데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판 점도표와 5월 수정경제전망. 한국은행은 성장률 전망치는 낮추고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높였다. 사진=신한투자증권
한국판 점도표와 5월 수정경제전망. 한국은행은 성장률 전망치는 낮추고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높였다. 사진=신한투자증권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을 1.6%에서 1.4%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하고 근원물가 전망치는 3.0%로 3.3%로 0.3%포인트 높였다.한은은 향후 물가 불확실성을 언급하고, 통화긴축 기조 유지 명분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총재는 "성장률 하향 조정은 IT경기 회복과 중국 경제활동 재개의 영향 파급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데 대부분 기인한다"면서 "하반기부터는 이같은 대외여건 제약이 다소 완화되면서 국내 경제의 성장세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본다. 다만 IT경기 반등 시기, 중국경제 회복의 파급영향 정도, 주요 선진국의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의 김상훈 연구원은 "기자회견에서 총재의 답변기조는 4월처럼 매파적(긴축 선호)이었다"면서 "여전히 견실한 소비 경기를 감안해 연내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고 신한투자증권의 안재균 연구원도 "여전히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려는 한은의 속내가 재확인된 5월 금통위였다"고 평가하고 "대내외 부정적 이슈로 국고채 금리가 다시 기준금리와 가까워지면서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 국고 3년 기준 3.50% 이상에서는 적극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라고 조언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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